올봄 가방 트렌드, 딱 세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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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대거 교체된 이번 시즌, 런웨이의 백들은 유독 기억할 것이 많았다. 클래식의 문법을 빌려 가장 현대적인 실루엣으로 재탄생한 볼링백, 단순한 끈 하나로 스타일링의 새로운 공식을 써내려 간 드로스트링, 마지막으로 '잠그지 않는 것'이 얼마나 쿨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낸 오픈-언짚드 스타일까지. 공통점은 하나다. 세 트렌드 모두 지금 당장 들어도, 몇 년을 들어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는 것. 지금부터 올봄 반드시 알아야 할 백 트렌드 세 가지를 소개한다.
NEW BOWLING BAG

볼링백은 지금 패션에서 가장 흥미로운 위치에 있는 백. 구조적이면서도 친숙하고 세련됐지만, 어딘가 유쾌한 그 절묘한 포지션이 이 시즌 수많은 하우스를 매혹시켰다.



런웨이에서도 하우스별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머스터드 옐로 레더에 골드 하드웨어를 얹어 아메리칸 헤리티지를 현재 시제로 번역한 코치, 올리브 그린의 깔끔한 배럴 형태로 미니멀리즘의 새 좌표를 찍은 질 샌더 그리고 루이 비통은 시그니처 모노그램 캔버스를 미니 볼링백에 이식해 아카이브를 '지금'으로 끌어당겼다.


텍스처드 오렌지 레더로 볼륨감을 실험한 미우미우부터, 흠 잡을 데 없는 셰이프와 원 톤 착장으로 감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린 뮈글러까지. 브랜드마다 해석은 달라도 결론은 하나다. 올 시즌 가장 영리한 투자는 바로 볼링백이라는 것.
OPEN - UNZIPPED

"닫지 않아도 된다." 이번 시즌 런웨이가 건넨 가장 조용하고도 선명한 선언이다. 비실용적일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 지점이 이 트렌드의 핵심이며 이는 완벽하게 잠그지 않아도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통제를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쿨함을 암시한다.



부드럽게 구겨진 카멜 레더에 골드 체인을 더한 샤넬의 런웨이컷은 불완전함이 어떻게 럭셔리가 될 수 있는지를 조용히 증명했다. 셀린느의 대형 구조 토트는 가죽 날개를 활짝 펼친 채 들렸고, 잠겨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강렬한 조각적 실루엣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파우더 핑크 컬러의 펜디 백은 클로저 자체를 지워버린 완전히 열린 구조로, 그 시즌 쇼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한 컷으로 남았다.
닫지 않아도 완결되는 가방. 런웨이가 제안하는 가장 현대적인 자유의 형태는, 생각보다 훨씬 우아하지 않은가.
DRAWSTRING DESIGN

끈 하나로 입구를 조여 묶는 것, 그게 드로스트링의 전부다. 버클도, 지퍼도, 마그넷도 필요 없다. 그런데 바로 이 단순함이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묶는 방식에 따라 실루엣이 달라지고, 소재에 따라 무드가 바뀌며, 컬러 하나로 룩 전체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백. 드로스트링은 가장 오래된 형태이면서 동시에 지금 이 순간 가장 현대적인 선택이 됐다.


하우스마다 드로스트링을 읽는 방식은 달랐다. 미우미우는 레드 레더를 링 핸들 하나로 거칠게 움켜쥐어 '대충 집은 듯 완벽한' 그 공식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자벨마랑은 금속 장식을 더한 스웨이드 호보백으로 보헤미안 감성을 세련되게 번역했고, 라코스테는 코발트 블루 파우치에 'FOR TENNIS USE ONLY'를 새겨 유머와 스포티니스를 단번에 해결해버렸다.


컬러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한 아이스버그부터,. 볼링백의 볼륨감과 드로스트링의 자유로운 셰이프가 공존하는, 영리한 디자인의 폴 코스텔로 런웨이까지. 이처럼 드로스트링은 특정 실루엣에 종속되지 않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조여지는 그 셰이프 안에서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완성된다.
가장 단순한 구조가 가장 다양한 표현을 허락한다는 것. 올봄, 드로스트링백이 건네는 가장 솔직한 초대장에 기꺼이 응해보는 건 어떨까.
이설희 기자 seherhe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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