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단장·감독들 만장일치로 “LG·삼성, 가을야구 할 것”

김양희 기자 2026. 3. 2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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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 단장, 감독 익명 조사
견제 외국인 선수는 롯데 로드리게스
한겨레 DB.

프로야구 계절이 왔다. 가장 궁금한 것은 어느 팀이 가을야구를 하느냐다. 그래서 10개 구단 단장, 감독에게 익명을 전제로 5강과 최우수선수(MVP) 후보를 물었다. 설문 조사 결과는 ‘2최강-2강-2중-4약’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단순 전력 구성만 놓고 봤을 때의 전망이라서 희망도, 절망도 이르다. 외국인선수가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데, 아시아쿼터 도입 등으로 각 팀에 물음표가 달린 선수가 최대 4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9월에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까지 있어서 막판 순위 경쟁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ㄴ구단 감독은 “올 시즌은 전력이 전반적으로 비슷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면서 “시즌 중 부상자 관리와 팀 운영에 따라 순위 변동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10개 구단 단장, 감독들이 만장일치로 꼽은 5강 후보는 ‘디펜딩 챔피언’ 엘지(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다. 엘지는 베테랑 김현수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케이티(KT) 위즈로 적을 옮겼으나 군 복무를 마친 이재원 등으로 공백을 메우기 충분하다. ㄹ구단 단장은 “엘지는 여전히 강한 뎁스와 전력을 유지 중”이라고 했다. “오스틴 딘 등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ㅈ구단 단장) 것도 장점이다. 10개 구단 중 3명의 외국인 선수를 그대로 유지한 팀은 엘지뿐이다. ㅇ구단 단장은 “엘지는 투타가 안정됐고, 우승 경험이 있다”고 했다.

삼성은 최형우가 9년 만에 돌아오면서 공격력이 더 강화됐다. ㅊ구단 단장은 “타선의 짜임새가 좋고 좌타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위력적”이라고 했다. 2년간 가을야구를 경험하면서 김영웅, 이재현 등 젊은 타자들이 한층 업그레이드돼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순이 없다는 평가다. 다만 1선발로 데려온 맷 매닝이 스프링캠프 때 교체되면서 악재를 만났다. 6주 대체 선수인 잭 오러클린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지난해 불펜을 지켰던 이호성도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원태인 또한 개막 초기에는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없다.

엘지, 삼성 다음으로 많은 표를 받은 구단은 케이티(KT) 위즈다. “강력한 선발진과 취약한 포지션을 채우는 내실 있는 FA 보강”(ㅇ구단 단장)이 그 이유다. 케이티는 지난 스토브리그 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다. FA로 김현수, 외야수 최원준, 포수 한승택을 데려왔다. 한화로 떠난 강백호 보상 선수로 불펜 투수 한승혁까지 영입해 불펜을 강화했다.

케이티 다음으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 한화 이글스가 16표를 받았다. 한화의 경우 시즌 33승을 합작해낸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가 떠났으나 아시아쿼터로 모든 구단이 탐내하던 좌완 파이어볼러 왕옌청을 영입했고, 강백호와 계약하면서 타선을 강화했다. ㅈ구단 감독은 한화를 5강 후보로 꼽은 이유에 대해 “강백호-노시환으로 이어지는 강한 중심 타선과 두터운 투수 자원이 있다”고 했다. 다만 한승혁, 김범수(KIA)의 이적으로 약화된 불펜은 불안 요소다.

두산 베어스와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는 각각 11표와 10표를 받았다. 김원형 감독이 새롭게 지휘하는 두산은 “박찬호의 가세로 센터라인이 강화됐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가 뚜렷하다”(ㅅ구단 단장)는 평가가 나왔다. “크리스 플렉센이 돌아와서 외국인 선발이 안정적이 됐다”(ㅊ구단 단장)고도 했다. 에스에스지의 경우 노경은, 조병현 등 “최강의 불펜진”(ㅇ구단 감독, ㅊ구단 단장 등)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엔씨(NC) 다이노스는 소속팀 외에 1표밖에 받지 못했고, 롯데 자이언츠나 기아(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도 타 팀의 5강 예상 후보 리스트에 없었다. 스토브리그 동안 전력 보강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MVP 후보로는 김도영(KIA)이 13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ㄷ구단 단장은 “건강한 김도영은 장타와 주루, 수비까지 두루 갖춘 모범 선수이자 최고의 선수”라면서 “WBC를 통해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ㄹ구단 단장 또한 “김도영은 이미 본인의 재능을 보여준 선수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른다면 다시 한 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도영은 2024년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정규리그 MVP에 올랐으나 작년에는 햄스트링 부상을 번갈아 당하면서 시즌을 다 치르지 못했다. WBC 때 국가대표 1번 타자로 출전, 귀환을 알렸다. ㅊ구단 감독은 “한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면 3할-3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라며 김도영을 치켜세웠다.

나머지 7표는 차세대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인정받은 안현민(KT)이 받았다. ㄴ구단 단장은 “홈런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타자”라고 했고, ㅇ구단 감독은 “파워를 겸비한 우수한 타격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안현민은 WBC가 끝나고 팀에 합류해 치른 시범경기 첫 타석 때 장외홈런을 쳐내는 등 자신감이 부쩍 오른 모습이다.

가장 견제가 되는 외국인 선수는 롯데가 새롭게 영입한 우완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였다. ㅈ구단 감독은 “압도적인 구속과 구위를 가졌다. 리그 최고 퍼포먼스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ㄹ구단 감독 또한 “속구에 힘도 있고, 변화구 구사나 경기 운영 능력 등을 봤을 때 로드리게스가 가장 경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최고 구속 시속 157㎞ 빠른 공에 커터, 슬라이더, 스위퍼, 체인지업, 커브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KBO리그를 이미 경험해봤다는 측면에서 플렉센을 뽑은 구단도 꽤 있었다. 플렉센은 2020시즌 두산에서 뛴 뒤 메이저리그에서 5년 간(147경기 32승39패 평균자책점 4.48) 활약하다가 올 시즌 다시 돌아왔다. 시범경기 성적도 3경기(12⅓이닝 투구) 평균자책점 0.73으로 좋았다.

전망은 전망일 뿐이다. 시즌이 끝났을 때 오히려 어긋난 전망이 더 많다. 결국, 순위표의 빈칸을 채우는 것은 전문가의 예상이 아니라 선수들의 손끝, 발끝이다. 반전만큼 짜릿한 야구도 없다. 2026년, 다시 ‘플레이볼’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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