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펭귄, 야생보다 오래 살지만 ‘가속 노화’…남 얘기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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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펭귄과 동물원 펭귄의 생물학적 나이를 비교해보니, 동물원 펭귄이 야생 펭귄보다 더 빨리 늙지만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빈 크리스토파리 교수 등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진은 남인도양 클로제군도 포세시옹섬의 야생 임금펭귄(Aptenodytes patagonicus) 34마리와 스위스 취리히 동물원과 스페인 테네리페섬의 로로 파르케 동물원에서 태어나 사육된 임금펭귄 30마리의 게놈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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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펭귄과 동물원 펭귄의 생물학적 나이를 비교해보니, 동물원 펭귄이 야생 펭귄보다 더 빨리 늙지만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가속 노화’하면서도 수명은 늘어난 현대인의 삶에 대한 연구다.
로빈 크리스토파리 교수 등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진은 남인도양 클로제군도 포세시옹섬의 야생 임금펭귄(Aptenodytes patagonicus) 34마리와 스위스 취리히 동물원과 스페인 테네리페섬의 로로 파르케 동물원에서 태어나 사육된 임금펭귄 30마리의 게놈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풍부하게 먹는 등 이른바 ‘서구화’된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다.
펭귄은 평균 수명이 20~40년 정도로 인간의 노화를 이해하는 데 적합한 모델로 꼽힌다. 특히 야생 상태와 달리 포식자로부터의 보호, 안정적인 먹이 공급, 발전된 수의학적 치료 등을 누리는 동물원 펭귄은 현대인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크리스토파리 교수는 “펭귄들을 느긋하고, 잘 먹고, 잘 보살핌 받는 개체로 만들면 노화 과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동물원 펭귄은 같은 연령대의 야생 펭귄에 견줘 ‘후성유전학적 노화’가 가속화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후성유전학적 연령(Epigenetic Age)은 타고난 게 아닌, 생활방식이나 환경 등의 영향에 따른 ‘생물학적 나이’다. 디엔에이(DNA)에 메틸기(–CH3)란 화학분자가 붙고 떨어짐에 따라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되는데, 이 수준을 측정하면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결과인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동물원에 있는 15살 펭귄이 야생 펭귄의 20살과 같은 신체 상태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규칙적인 먹이 공급, 제한된 신체 활동, 생체 리듬의 교란 등 동물원의 삶이 궁극적으로 펭귄의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비슷한 환경에 놓인 현대인의 후성유전학적 노화 역시 가속화됐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반면 역설적이게도, 동물원 펭귄은 야생 펭귄보다 전반적으로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셀린 르 보헤크 연구원은 “신체적으로는 덜 건강할지 모르지만, 천적이나 남극의 폭풍우를 피할 수 있고 수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야생에서 일반적으로 죽는 나이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후성유전학적 노화의 가속과 기대 수명의 증가는 보호 받고 영영상태가 좋으며 포식자가 없는 동물원 생활방식으로의 전환이 가져온 두 가지 상반된 결과”라고 밝혔다.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수명(lifespan)은 늘리지만 ‘건강 수명’(healthspan)은 늘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후성유전학적 노화 가속은 지방 독성, 과체중 등 병리학적 영향보다는 주기적인 칼로리 제한과 신체 활동의 억제, 전반적인 생활 리듬의 교란에 의해 유발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동물원 펭귄들은 임상적으로 비만이 아니었으며, 체중 등에서 야생 펭귄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어떤 생활방식이 더 길고 건강한 삶으로 이어지는지 연구할 계획이라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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