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강·낙동강 보 11개 철거, 비용 대비 편익 1.69배 “경제성 충분”

김규원 기자 2026. 3. 2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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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정학회, 재자연화 이후 37년간 사회·경제적 효과 분석
2025년 8월 대구 달성군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한 모습. 낙동강은 녹조 위험이 가장 심각한 강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낙동강·한강의 11개 보를 모두 철거해 재자연화하는 경우 비용 대비 편익(B/C)은 1.69로 이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한강의 11개 보를 개별적으로 보면, 강정고령보와 창녕함안보를 제외한 9개 보는 철거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었다.

25일 한겨레는 2021년 12월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주해 한국재정학회가 작성한 ‘한강·낙동강 하천 시설 관리 방안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 연구’ 보고서를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2022~2024년 두 강을 재자연화 뒤 2025~2062년 사이 37년 동안의 총비용 대비 총편익을 계산했다. 두 강에서 재자연화 사업이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분석한 것이다. 환경부는 앞서 2021년에도 경제적 타당성을 바탕으로 금강·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결정했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낙동강·한강의 11개 보를 모두 해체하는 내용으로 재자연화할 때 총편익은 2조8722억원으로 예상됐다. 편익은 수질 개선, 수생태 개선, 친수 활동, 홍수 조절 능력 개선, 유지관리비 감소에서 나왔다. 또 총비용은 1조6967억원으로 예상됐다. 총비용은 보 해체와 물 이용 대책, 소수력 발전 중단, 교통 시간 증가, 물 활용성 감소에서 나왔다.

따라서 총비용 대비 총편익은 1.69로 낙동강·한강의 재자연화는 경제적으로 타당한 사업으로 분석됐다. 비용 대비 편익은 한강과 낙동강 사이에 차가 컸다. 3개 보가 있는 한강은 비용 대비 편익이 3.63으로 경제성이 매우 높았고, 낙동강은 1.20으로 역시 경제성이 있었으나 한강보단 낮았다. 비용 대비 편익(B/C)은 비용 1을 투자했을 때 나타나는 편익의 크기를 말한다. 통상 1이 넘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으로 활동한 신재은 풀씨행동연구소장은 “한강·낙동강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앞서 금강·영산강의 경제성 평가 때의 한계를 대부분 보완했다. 과학·경제 데이터가 충분히 들어가 있어 이 평가를 바탕으로 재자연화 결정을 해도 된다. 여기에 한강·낙동강에 대한 장기 비전과 지역의 수용성까지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에서 보 철거의 경제적 타당성이 가장 큰 이포보.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개별 보를 살펴보면, 비용 대비 편익이 가장 큰 보는 이포보로 5.49였으며, 강천보 3.50, 여주보 2.50 등 한강의 보들이 해체의 경제성이 높았다. 낙동강의 8개 보 가운데는 낙단보가 2.12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구미보 1.68, 칠곡보 1.63, 달성보 1.32, 합천창녕보 1.20, 상주보 1.09 순서였다. 다만, 강정고령보는 0.93, 창녕함안보는 0.51로 경제성이 낮았다. 이 결과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이 1 이상인 낙동강·한강의 9개 보는 철거하고, 1 미만인 2개 보는 상시 개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당시 연구에서 녹조 독소(마이크로시스틴)의 위험성이 포함되지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말까지 보 처리 방안을 다시 연구할 때 그 부분을 추가해야 한다. 그러면 낙동강의 모든 보의 철거가 경제성이 높을 것이다. 또 상류의 물만 취수원으로 쓰는 한강과 전 구간의 물을 취수원으로 쓰는 낙동강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총편익 2조8722억원 가운데 가장 큰 편익은 수질 개선으로 1조4955억원에 이르러 총편익의 절반을 넘었다. 수질 개선 편익은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이 8398억원, 한강이 6557억원으로 낙동강이 조금 더 많았다.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나 8개 보를 고려하면 한강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것은 수질 개선 편익을 누리는 한강 유역의 가구수가 낙동강 유역보다 2배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 당시 한강 수계는 1243만 가구, 낙동강 수계가 551만 가구였다.

그동안 여러 조사에서 낙동강의 수질은 다른 3개 강보다 훨씬 나빴다. 2018년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면, 낙동강은 4대강 사업 뒤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총질소 등 주요 수질 기준에서 최하위였다. 이에 따라 4대강 사업에 따른 수질 개선 편익도 금강은 3064억원, 한강은 2640억원이었지만, 낙동강은 –3300억원, 영산강은 –41억원이었다.

낙동강에서 보 철거의 경제성이 가장 큰 낙단보.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수질 개선 다음으로 큰 편익은 수생태 개선으로 8025억원이다. 한강은 4488억원으로 낙동강 3537억원보다 더 컸다. 수생태 개선 효과도 수질이 나쁜 낙동강이 더 크다고 봐야 하나, 편익을 누리는 가구수가 적어 한강의 편익이 더 크게 나왔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보를 철거해서 물이 흐르면 수질과 수생태과 개선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보 철거의 편익이 비용보다 큰 것도 마찬가지다. 녹조 등 보로 인한 위험을 아는 낙동강 유역 주민들도 더는 재자연화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 편익은 보 철거로 유지·관리비가 사라지는 데 따른 편익이었다. 전체 5085억원이었고, 낙동강이 3748억원, 한강이 1337억원으로 낙동강이 2배 이상으로 컸다. 낙동강의 보가 8개로 한강의 3개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또 보의 철거로 홍수 조절 능력이 개선되는 편익은 모두 569억원이었다. 낙동강이 566억원으로 대부분이었고, 한강은 3억원이었다. 낙동강의 홍수 위험이 그만큼 더 컸다는 뜻이다. 친수 활동 편익은 낙동강 63억원, 한강 24억원 등 모두 87억원이었다.

한강·낙동강을 재자연화하는 총비용 1조6967억원 가운데 가장 큰 비용은 물 이용 대책으로 8347억원이었다. 총비용의 절반에 가깝고 보 철거 비용보다 더 많이 든다. 물 이용 대책엔 두 가지가 포함된다. 보를 철거하면 강물의 수위가 낮아지므로 취수구가 높은 취·양수장을 개선해야 한다. 또 강물의 수위가 낮아지면 주변 지하수위도 낮아지므로 관정(우물관)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기후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4대강 사업 구간의 180개 취·양수장 가운데 12곳을 개선했고, 168곳을 개선할 계획이다.

보 철거의 경제성이 가장 낮게 나온 낙동강 창녕함안보.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그 다음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은 11개 보 철거로 모두 5659억원이다. 보 철거는 콘크리트 구조물 해체, 가물막이 공사, 수문 철거, 소수력 발전소 철거, 설계·감리 등이다. 셋째로 큰 비용은 11개 보에 설치된 소수력 발전소의 운영을 중단하면서 생기는 손실로 모두 2872억원이다. 넷째 비용은 물 활용성 감소 비용 70억원으로 지하수 이용량 감소에 따른 손실을 말한다. 다섯째는 교통 시간 증가 비용 18억원으로 보 철거에 따라 보 위의 다리를 차량이 이용하지 못하는 데 따른 손실이다.

문재인 정부 때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장을 지낸 홍종호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한국재정학회는 정부의 사업 타당성 연구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회다. 경제적 타당성에 따른 의사 결정이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받아들이기도 쉽다. 이재명 정부가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녹조의 위험성을 추가해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한다면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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