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나간 국립대… 현안 해결 거점으로 재편
지역 현안에 뛰어든 대학들
국립대학육성사업, 교육기관 넘어
공공 플랫폼으로 역할 확장

이러한 변화는 교육 방식의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국립대학은 지역 주민, 지자체, 산업체와 협력해 환경 보호, 산업 혁신, 지역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 해결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하는 모델 구축이다. 학생들은 단순 학습을 넘어 지역 현안 해결과정에 참여하고, 대학은 그 결과를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국립대학육성사업은 이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사업이다. 국립대학을 국가와 지역의 전략 과제를 수행하는 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교육·연구 자원이 지역 사회와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하도록 지원한다. 대학의 역할을 ‘교육기관’에서 ‘지역 문제 해결의 중심축’으로 전환시키는 정책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특수 환경 지역에 기여할 창업 인재 육성
강원대는 접경 지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있다. 다수의 군 장병이 거주하고 있는데 전역 이후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 기반이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 대학은 이를 지역 인구 유출과 직결된 문제로 봤다. 그래서 군·지자체·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창업 교육 모델을 구축했다.
대표 프로그램인 ‘강원 열린 군대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군 장병을 대상으로 기술 창업 교육과 사업화 컨설팅을 제공한다. 기업가 정신 함양과 창업 트렌드 이해를 위한 기초 교육부터 인공지능(AI), 앱 개발, 드론 등 4차 산업 기반 기술 교육과 일반 창업 과정을 단계적으로 운영한다.
특히 지역 특성을 반영해 국방 분야와 연계한 창업 교육을 강화했다. 국방 사업 관리와 무기체계 사업 관리 과정 등의 교육을 통해 관련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국방 특허 기술을 활용한 창업 교육도 병행한다. 국방기술 기반 창업 포럼을 운영해 기술 사업화와 취·창업을 연계하는 구조도 구축했다.
강원 열린 군대 스타트업 프로그램에는 지난해 116명이 참여했다. 창업 동아리 구성과 경진대회 등 프로그램을 통해 다수의 예비 창업 팀을 발굴했다. 국방 스타트업 경진대회 수상, 청년 창업자 육성 사업, 초기 창업 패키지 등의 정부 지원 사업 유치, 실제 법인 설립 성과가 나왔다.
● 지역 문제 해결 실험실, 캠퍼스 밖으로
경상국립대는 대학 내부의 창업 교육 체계를 고도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GNU STARTUP PIONEER’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기초 교육부터 창업 동아리 활동, 실전 창업,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 구조를 마련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출발해 실제 시장 진입까지 연결되는 ‘창업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참여 학생들은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온라인 창업 기초 교육과 멘토링이 특히 도움이 됐다”며 “창업 아이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교육 비교과 이수자는 목표였던 1165명을 넘어 1249명에 이르렀다. 창업 동아리와 유망 창업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학 기반 창업 생태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작부터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을 의제로 다루는 창업 프로그램도 있다. 경상국립대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ESG 기반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 현안을 직접 해결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해커톤’과 ‘리빙랩’ 방식을 결합해 진행된다. 참가 학생들은 해커톤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이후 경남 지역 현장에서 약 5주간 리빙랩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팀별 실행 지원금과 전문가 멘토링이 제공돼 아이디어의 실행력과 완성도를 높인다. 학생들은 환경, 안전, 사회적 취약 계층 지원 등 다양한 지역 문제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복합적인 지역 현안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한 참여 학생은 “전문가 피드백과 현장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제 문제 해결 방안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창업 교육을 통해 기른 문제 해결 역량을 지역 사회 현안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학생 역량 강화와 지역 사회 기여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체대, 참여형 교육으로 환경 문제 해결
한국체대는 환경 문제를 교과목 중심의 이론 교육을 넘어 지역 기반 현장 참여형 교육으로 확장했다. 고등교육에 대한 국립대학의 공공적 책무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지역의 해양과 산림 환경 대상의 실천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경인교육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경국립대, 한국방송통신대 등 수도권 5개 대학 학생 42명이 참여해 진행됐다.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을 결합해 지역 환경 문제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은 기후 위기와 해양 환경, ‘Leave NoTrace(LNT)’ 원칙에 대한 전문가 특강을 시작으로, 스쿠버 다이빙 장비 활용과 안전 교육이 진행됐다. 이후 해양 쓰레기 수거, 해안 정화 활동, 산림 보호 활동 등을 대상으로 한 실습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팀별 로 환경 보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발표했다.
학생들은 지역 환경 문제를 직접 체감하고, 해결 실천 방안을 고민하는 경험을 쌓았다. 한 참여 학생은 “환경 보호는 특정 활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상 전반과 연결된 문제라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참여 학생들은 환경 문제를 특정 분야의 과제가 아닌 지역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인식하게 됐다는 반응이다. 일부는 ESG 경영이나 환경 관련 직무를 진로로 고려하기도 했다. 일상에서 텀블러 사용을 실천하는 등 개인의 생활 방식 변화로 확장된 사례도 나왔다.
한국체대 관계자는 “생태계 체험 교육을 통해 지역 환경 문제에 대한 감수성과 실천 의지를 높이고,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속적인 환경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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