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시대에 던진 역설… “비우고 고요해야 멀리 간다”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고요하지 않으면 멀리 도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담박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영정은 평온한 상태다. 평온하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올바른 판단이 어려워진다.
지속 가능한 리더십 교육 및 교류 플랫폼 인사이트넥서스연구원(INI)의 하버드 경영대 최고경영자(CEO) 프로그램 제5기가 출범했다. 윤태근 INI 이사장은 11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5기 개막식 개회사에서 ‘리더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윤 이사장이 인용한 문구는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 재상 제갈량이 아들 첨에게 보낸 편지 ‘계자서(誡子書)’에 실린 것이다. 윤 이사장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많은 시기에 불확실성 높은 환경이 주어졌을 때는 무작정 달리기만 해서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어렵다”면서 “깨끗한 마음 상태에서 욕심이 과하지 않아야 자신의 뜻을 분명히 세울 수 있고, 흔들림 없는 마음과 시선으로 시대를 바라볼 때 표면이 아닌 진실을 보고 멀리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숨을 고르고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기회를 5기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꼽았다.
윤 이사장은 앞서 네 번의 개막식에서도 별도의 메시지를 던졌다. 1기 때는 “작은 경쟁에 집착하기보다 더 큰 포부를 가지고 더 멀리 도약해야 한다”고 했고, 2기 때는 “각자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오래 달려온 인생 평행선이 꺾어지는 지점을 반드시 찾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3기에는 “인생의 방아쇠를 당기는 시점으로 배움의 시간을 삼아야 한다”고 했고 4기에는 “천하에 근심이 닥치기 전에 미리 어려움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INI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CEO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및 공공 부문 리더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공유해 한국과 세계를 변화시킬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을 창출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 정운찬 전 총리 “과거 성공 방식은 지워라”
INI 고문위원회 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는 이날 축사에서 “인공지능(AI)이 일의 본질을 바꾸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며 지정학이 거대한 공급망을 흔드는 전방위적 변혁의 시대에 리더에게 요구되는 건 과거 성공 방식이 아니다”라며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세우고 올바른 결단을 내리는 담대한 훈련을 통해 더 넓은 시야, 더 깊은 통찰,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INI 4기 대표로 축사를 한 권민희 연성대 총장은 “리더가 감당해야 할 짐의 무게가 날로 무거워지는 시대에서 하버드 최고경영자 과정은 단순한 배움을 넘어 시대를 꿰뚫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이런 혁신의 기회를 강력한 자산으로 삼자”고 말했다.
개막식에서는 4기 프로그램 수석을 차지한 김경준 ㈜아이피시 대표를 비롯한 성적 우수 원우들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 빠른 결정이 아니라 바른 결정
5기 프로그램 주제는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혁신 전략’이다. 변화 설계를 통해 변화를 읽고 구조화하는 전략적 리더십, 가치 전환을 통해 사회적, 환경적으로 창출한 임팩트를 경쟁력으로 바꾸는 경영 전략, 책임 실행을 통해 AI 시대에 도덕성과 리스크를 통합하는 실행 체계를 배우고 고민한다.
데보라 스파, 조지 세라핌, 줄리 바틸라나, 로버트 카플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인간을 위한 AI 기술 방향 설정, 자본주의 시대에 필요한 전략과 영향력 있는 성과 데이터의 효과적 활용법, ‘모두를 위한 권한’과 ‘더욱 효과적인 변화 주체’, 성공적인 전략 실행과 리스크 측정, 관리 및 완화 역량 등을 강의할 예정이다.
5기 과정은 매주 목요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다. 1교시에는 국내외 리더들의 스피드 특강이 있고, 2교시에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들이 원격 강의한다. 원우들은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캠퍼스에서 최종 강의를 들은 뒤 수료식 및 파티를 한다. 수료증을 받게 되는 원우들은 INI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공동 주최 국제회의나 포럼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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