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ABC론에, 송영길은 친문 저격…'뺄셈 정치' 위기감 커지는 與

윤한슬 2026. 3. 2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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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이재명 낙선 바랐다"... 친문 책임론
유시민은 ABC론으로 '뉴이재명' 저격
지방선거 후 있을 당대표 선출 전초전 성격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이규희 민주당 천안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천안=뉴시스

민주 진영 결집의 촉매제였던 검찰개혁 문제를 두고 강경파와 온건파 간 갈등으로 큰 홍역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계파 갈등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뉴이재명'을 기회주의 세력으로 묘사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이 불러온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옛 친문재인계(친문계)를 저격하고 나서면서 잠복돼 있던 계파 갈등까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다음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차기 당권 투쟁 성격이 짙어 봉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ABC론으로 갈등 불씨… 송영길은 "친문이 대장동 터뜨려"

친문계 핵심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5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정치검찰 출신 윤석열을 저희(친문계)가 응원했다는 건 모욕감이 드는 언사"라며 "갈라치기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송 전 대표를 직격했다.

송 전 대표가 22일 유튜브 방송 경향TV에 출연해 2022년 대선 당시 친문 세력 상당수가 이재명 후보 선거운동을 안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다. 송 전 대표는 "그때 친문 세력들이 이낙연을 밀려고 조직적으로 대장동 사건을 터뜨렸다"며 "제가 당대표가 되지 않았으면 이재명 후보 탄생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가뜩이나 유 작가가 이른바 'ABC론'을 언급하며 여권에 균열의 불씨를 던져 놓은 상황에서 송 전 대표가 맞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유시민 작가가 18일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여권 지지층을 A, B, C그룹으로 나눈 벤다이어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최욱의 매불쇼' 캡처

유 작가는 앞서 민주당 지지층을 A그룹(가치 중시), B그룹(본인 이익 추구), C그룹(A, B의 교집합)으로 분류하며, A그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을 모두 지지하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반면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 주장했다. 사실상 이 대통령 지지층인 '뉴이재명'을 저격하고 정청래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되면서 친명계 반발을 샀다.

유 작가는 이날도 "뉴이재명 (타이틀을) 내걸고 이상한 행동하는 사람들, 명심 내세우는 사람 등 이런 정치인들이 왜 생기고 그들이 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그 틀을 제시한 것"이라며 뉴이재명을 거듭 겨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송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당대표 선출을 위한 8월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권 다툼의 전초전 성격이라는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친문 책임론을 제기해 뉴이재명에 소구하는 반면 유 작가는 뉴이재명을 공격하며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송 전 대표는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도 거론된다. 윤 의원이 차기 당권 경쟁과 관련해 "공학적으로 뭘 해보자는 것이야말로 삼류, 하류 정치"라고 꼬집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선 앞 정면충돌 우려…"지선에 부적절" "단결해야"

윤건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친문계인 윤 의원은 최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친문계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자 연일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뉴스1

당내에서는 유 작가에 이어 송 전 대표와 친문계가 정면충돌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당내 갈등으로 외연 확장에 실패할 경우 선거 승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장기적으로 차기(당대표)를 둘러싼 권력 투쟁의 일환일 텐데, 과거 선거를 돌이켜봐야 한다"며 "2017년 대선 이후 외연 확장 기회를 놓치면서 2022년 대선에서 실패한 것처럼 또 다른 실패를 잉태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조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 발언이 과했던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친문이) 열심히 했는데, 송 전 대표가 생각하기에 그런 부분이 있었다는 정도"라고 수습에 나섰다. "당내 분열과 갈등의 요소로 가는 것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큰 흐름에서 적절하지 않다"면서다. 박지원 의원도 "우리가 단결해서 대통령의 성공과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 협력할 때다. 특히 내일모레가 선거다"라며 "왜 그러한 불필요한 얘기들을 소위 지도자들이 자꾸 나서서 하냐"고 유 작가와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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