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매도할까 증여할까... 시장은 이미 '보유세 인상'에 대비 중

신지후 2026. 3. 26. 04: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압구정에선 집주인들이 보유세가 인상될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지금도 움직이고 있죠. 양도소득세 중과 때는 다주택자만 대상이라지만, 보유세 인상은 이 동네 전부가 크게 영향 받잖아요."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관련해 이렇게 설명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비한 매물이 2월 내내 쏟아진 이후에도 보유세를 염두에 둔 매물까지 쌓이고 있는 형국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시가격 발표된 17일 이후로도 매물↑
3월 증여 신청은 1000건 돌파하기도
분주한 자산관리센터 "세금 상담 많아"
주택가격전망지수, 13개월 만에 100↓
24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걸려 있다. 뉴시스

"압구정에선 집주인들이 보유세가 인상될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지금도 움직이고 있죠. 양도소득세 중과 때는 다주택자만 대상이라지만, 보유세 인상은 이 동네 전부가 크게 영향 받잖아요."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관련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이어 고가·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해 압박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부동산 정책 논의에서 다주택 공직자는 물론 고가 주택,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모두 배제하라고 지시하고, 세계 도시 보유세율 사례를 직접 거론하자 시장에선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위한 밑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개사는 "1주택자지만 세를 주고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이나 고령자 소유주들은 바쁘게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을 포함해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의 집주인들은 벌써부터 매도를 결심해 보유세 절감 행동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발표된 17일(1만263건)보다 이날(1만1,185건) 8.9%나 증가했다. 이어 서초구는 6.7%, 강동구는 6.4%, 광진구는 5.8%, 용산구는 4.1%, 동작구는 4.0%, 성동구는 3.4% 올라 강남권과 한강벨트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비한 매물이 2월 내내 쏟아진 이후에도 보유세를 염두에 둔 매물까지 쌓이고 있는 형국이다.

대출규제 등으로 거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을 고려해 증여를 선택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등 집합건물(다세대·빌라·오피스텔 포함) 증여 신청인은 98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535명)에 비해 83.7%나 증가했다. 보유세 개편설이 급속히 퍼진 이달엔 1일부터 전날까지 24일간 신청인이 1,003명에 달해 지난달 전체 규모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세제 개편이 본격화할 7월 이전까지 자산가들의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 설계나 투자 상담보다 매도 고민, 증여 전략을 물어오는 고객이 늘었다"며 "현금 흐름이 모호한 고령자 등에겐 보유 자체가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보유세와 관련한 문의와 토론이 잇따르고 있다.

매물이 늘면서 집값 상승 전망은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1년 뒤 집값 전망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지수(CSI)는 전월(108)보다 12포인트 낮아진 96을 기록했다. 지난달 조사에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108)한 데 이어 이달 조사에서도 급감하며 기준점인 100을 하회한 것이다. CSI가 100보다 낮으면 집값 상승보다 하락에 관한 기대가 더 크다는 뜻으로,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