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메타, 소셜미디어 중독성에 책임”… 美 법원 첫 인정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6. 3. 2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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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법원, “피해자에게 44억원 배상”
소셜미디어 구조적 문제 인정한 사실상 첫 평결
유사 소송 이어지며 기업 부담 클 듯
NYT “기념비적 결정”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 앞에서 빅테크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평결에 기뻐하는 사람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열린 민사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중독성이 강한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위험성을 알리지 않아 청소년 정신 건강에 중대한 해를 끼쳤다고 25일(현지 시각) 평결했다. 소셜미디어를 중독성 있게 만든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실상 첫 결정이다.

이 평결은 기업이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중독성을 유발하고, 이에 사로잡힌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유발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상급 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향후 대상 기업의 제품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소송이 이어지면서 기업이 막대한 손해배상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이용자의 안전과 관련해 더 많은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기념비적인 결정”이라고 했다.

이날 배심원단은 메타와 유튜브가 원고인 케일리 G.M.(일명 KGM)에게 300만달러(약 44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배상금의 70%는 메타, 30%는 구글이 물어야 한다고 했다. 배심원단은 추가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결정하기 위해 추가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KGM은 자신이 8세 때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9세 때 인스타그램, 10세 때 뮤지컬리(현재 틱톡), 11세 때 스냅챗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가 중독적이어서 어떤 날에는 하루에 인스타그램을 하기 위해 16시간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2024년 KGM은 소셜미디어 영향으로 불안과 우울증, 신체 장애 등을 겪었다면서 4개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 1월 소송이 시작되기 전 틱톡과 스냅챗은 KGM과 합의해 재판에서 빠졌다.

지난달 법원에 들어서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EPA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중독성 있게 고안된 소셜미디어의 디자인’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KGM은 이번 사건 변론 과정에서 1990년대 흡연자와 주 정부 등이 원고가 돼 대형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른바 ‘타바코 사건’ 논리를 그대로 차용했다. 담배 회사가 중독성과 위험성을 알고도 판매했다는 점이 인정된 사건이다. 이 날 판결은 당시와 마찬가지로 빅테크 기업이 소셜미디어의 중독성을 알면서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이 인정되면서 추가적인 대규모 소송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천건의 유사 소송이 계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 결정은 소셜미디어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이 개인적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새로운 법적 이론을 입증했다”고 했다. 두 회사는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며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는 추세다. 전날 뉴멕시코주 1심 법원은 메타가 플랫폼 내 아동 성 착취 위험성 등을 알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해 3억7500만달러(약 560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청소년 SNS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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