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없이 3D 화상회의… 앞에 앉은 듯 생생

뉴욕/강다은 특파원 2026. 3. 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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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구글 공동 개발한 ‘구글 빔’
휴렛팩커드(HP)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3D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화면 속 남성의 모습은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입체감과 생동감을 구현했다. /HP

2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시의 사무기기 회사인 HP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가로 1.2m, 높이 1.5m 크기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HP 직원 푸엉씨와 회의를 시작했다. 화면 속 그는 마치 3D(3차원) 안경을 낀 것처럼 실물 크기로, 입체적으로 보였다. 피부의 점과 주근깨, 이마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 마치 눈앞에 있는 듯 선명했다. 푸엉씨가 손을 뻗어 사과를 내밀자 사과를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눈앞에 입체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HP와 구글이 함께 만든 3D 화상회의 플랫폼이다. 3D 안경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써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한 공간에 있는 듯한 생동감 있는 회의를 구현한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홀로그램 회의 장면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HP 측은 “회의 상대방에게 말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비언어적인 행동을 읽고, 눈을 맞추며 대화할 수 있다”며 “멀리 떨어져 있어도 더 깊은 유대감을 쌓으며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HP는 이날 뉴욕에서 연례 콘퍼런스 ‘이매진 2026’을 열고 ‘일의 미래(Future of Work)’를 주제로 인공지능(AI) 기술이 바꿀 업무 환경을 제시했다. 이 콘퍼런스엔 국내 언론 중 본지가 유일하게 초청됐다.

◇3D 화상회의 현실로

3D 화상회의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HP는 ‘HP 디멘션’이라고 불리는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등 하드웨어 기기를 맡았고, 구글은 실시간 통·번역 등을 위한 AI 기술, 화상회의 플랫폼 ‘구글 빔’을 개발했다. 겉보기엔 65인치짜리 TV처럼 생겼지만 내부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피사체를 촬영하는 카메라 6대, 마이크 등이 탑재됐다. 회의 도중 사용자가 자리를 옮기면 시선과 음향 방향이 자동으로 조정돼 상대방이 보다 자연스럽게 보이고 들린다.

외국인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 만약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거의 지연 없이 상대에겐 “올라”(Hola·스페인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라고 전달된다. 이 기기는 오는 9월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HP 관계자는 “현재는 일대일 회의에 특화돼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회의에도 이런 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했다.

◇사무 기기 연결하는 ‘AI 오피스’

HP는 이날 행사에서 AI로 컴퓨터, 프린터기, 회의용 마이크 등 사무 기기를 AI로 연결하는 ‘AI 오피스’ 전략도 공개했다. 사무 기기를 AI 기능으로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움직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우편으로 받은 이력서를 스캔해 파일로 만든다고 하면 과거엔 모든 과정을 사람이 일일이 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프린터에서 스캔하면 AI가 문서를 이해하고 자동으로 파일 생성, 폴더 분류, 담당자에게 전송까지 마무리한다.

HP는 올해 하반기 중에 구글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HP 사무 기기 간 연결도 지원할 예정이다. 투안 트란 HP 기술 및 조직 혁신 부문 사장은 “복잡한 로그인 과정, 기기 간 파일 전송 같은 번거로운 기술이 업무를 방해하고 생산성과 창의성을 떨어뜨린다”며 “기술을 조작하는 데 쓰는 시간을 생산성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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