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AI와 가성비
인간 입장에서 부가가치 높아
최첨단 기술 적용한 피지컬 AI
정작 공장선 잡일 하게 될 수도
2025년 10월 30일, 삼성동에 위치한 치킨집에 세 사람이 모였다. 인공지능 학습에 필수적인 반도체인 GPU를 설계하는 회사인 엔비디아의 창업자, GPU가 구동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반도체인 D램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총수,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의 총수 세 사람이다. 이 모임은 사람들에게 많은 의문을 남겼다. GPU와 D램 회사는 모여서 함께 할 일이 많지만, 자동차 회사는 무슨 볼일일까.

이는 이후 인공지능이 침투 가능한 산업 영역이 가성비로 인해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22년 말 챗지피티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은 어마어마한 맥락 분석 능력을 얻었다. 과거의 챗봇은 장난감 수준이었지만, 챗지피티는 인간이 한 말의 맥락을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출력한다. 이런 맥락 분석 능력은 로봇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 로봇은 오로지 특정 행동을 100% 똑같이 반복하는 것에는 능하지만, 작업 환경이 조금이라도 변하면 큰 사고를 친다. 산업용 로봇 작업 반경 안에 인간이 진입하면 큰 사고가 나는 이유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은 융통성이 있다. 나사를 조이는 인공지능 로봇은 나사 통 위치가 조금 바뀌거나, 나사가 여러 종류 섞여 있어도 필요한 나사를 골라내는 등 꽤 잘 적응한다. 로봇당 부가가치는 기존 로봇보다는 낮지만, 기존에는 진입 못 하던 업무 영역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더 유연한 인공지능을 도입해야 할 경우의 비용이다. 이미 우리는 챗지피티의 구동 비용을 대략 알고 있다. 2023년 기준 챗지피티는 3000만원이 넘는 GPU 5개를 사용해야 구동 가능했다. 구동 전력은 2000W, 스마트폰 최대 구동 전력의 200배 가까이 된다. 우리가 ‘팔다리 달린 챗지피티’ 수준의 로봇을 가정에 보급하고 싶다면 2억원 가까운 기기값을 낸 뒤 어마어마한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런 로봇은 ‘청소해라’, ‘설거지해라’ 등의 일을 하게 된다. 수억원짜리 로봇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을까. 이런 가정용 로봇을 2~3년 내로 진지하게 개발해 공급하는 것이 목표인 회사가 나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이런 상황이기에 일반인도 투자자도 현재 유행하는 피지컬 AI가 정말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반인은 특정 피지컬 AI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두려울 것이고, 투자자는 자신이 최첨단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이 두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시기일수록 당황해 트렌드를 맹신하기보다는 기술의 기초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온고지신이다. 우리 모두 한 손에는 인류 역사와 함께해 왔던 경제학을, 다른 한 손에는 새로운 기술인 인공지능을 펼쳐놓고 미래의 모습을 구체화할 시간이다. 비싼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로봇은 반복 작업을 매우 잘해낼 수 있다. 더 창의적이고 유연한 로봇은 가격이 매우 크게 올라간다. 과연 산업이, 우리가 원하는 로봇은 무엇일까.
정인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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