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제5영역] AI에 길들여지는 사람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팀팩'이란 게 있다.
AI 사용이 점점 늘다 보니 스팀팩을 떠올리게 된다.
개발자들이 회사 게시판에서 누가 더 많은 AI 토큰을 썼는지 겨루고, 회사는 넉넉한 토큰 예산을 복지처럼 제공하며 생색을 낸다.
내가 일을 쉬는 동안 AI가 대신 일하게 만들 수 있다며 흥분한 개발자들은, 역설적으로 AI에게 일을 더 시키려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쉬는 시간을 줄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토큰 소비량 폭증 탓 에너지 수요 급증도 문제
‘스팀팩’이란 게 있다. 좀 엉뚱하지만 스타크래프트나 폴아웃 같은 비디오게임에서 공격 속도를 높이기 위해 쓰는 게임 아이템이다. 군대에서 군인들의 피로와 공포를 지워 전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쓰던 강한 각성제가 모티브다. AI 사용이 점점 늘다 보니 스팀팩을 떠올리게 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에너지다. 5년 전을 떠올려보자.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키면 배달비가 무료였다. 배달 플랫폼들이 점유율 경쟁을 벌이며 투자금을 태우던 때였다. 소비자에겐 천국이었다. 식당도 밀려드는 배달주문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수료가 오르자 식당 사장들은 분노했고, 소비자들은 배달 음식값이 매장보다 비싸다며 울상이다. 중기벤처부 조사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입점 업체의 체감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9.1점에 불과하다.
AI도 마찬가지다. 지금 AI 토큰 비용은 싸다. 최근 3년간 50배가 내렸다. 하지만 토큰 소비량은 계속 폭증한다. 에세이 하나 쓰는 데 3년 전 1만 토큰이 들었다면 최근에는 AI 에이전트를 여러 개 돌려서 하루에 수십억 토큰을 쓰는 경우도 나온다. 개발자 중에는 본인 연봉보다 클로드 토큰 사용료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 얘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AI가 다른 소프트웨어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는 한 번 만들면 복제 비용이 거의 없는 반면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카카오톡 사용자가 10만명이든 5000만명이든, 메시지 하나 보내는 추가 비용은 가치에 비해 극히 작다. AI는 반대다. 토큰 하나를 처리할 때마다 GPU가 돌고 전기가 소모된다. 사용자 한 명이 늘 때마다 비용이 비례해 올라가니 물리적 재화에 가깝다. AI가 전기 먹는 하마라는 건 말하기 입 아플 정도다. 당장 미국 소매 전기요금이 2019년 이후 42%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2026년과 2027년 인플레이션을 0.1%포인트씩 밀어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은 빅테크 기업과 투자자들이 점유율 경쟁을 위해 이 비용을 흡수한다. 투자금으로 배달비가 무료였던 시절처럼. 배달 음식이 비싸진 지금도 우리는 직접 음식을 포장하러 가지 않는다. 한 번 맛본 AI의 매력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주위의 모든 사람이 스팀팩을 쓰며 전투를 벌이는 세상에서 나만 손 놓고 경쟁에서 빠질 수도 없다. 이 어렵고 피곤한 상황에서 우리 앞에 등장할 새 청구서에는 과연 어떤 가격이 적혀 있을까.
김상훈 실버라이닝솔루션즈 대표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가 잘 가서 로또? 슈퍼 리치 아내 둔 김연우·오지호·김진수, ‘재력’보다 무서운 ‘남자의
- 15년 전세 끝낸 유재석, ‘285억 현금’으로 ‘논현동 펜트하우스 벨트’ 완성
- 엄마 위해 산 자양동 6층 빌딩 2배 껑충…채연의 '효심 재테크' 통했다
- 이영현 "첫째가 잇몸, 둘째가 눈 가져갔다"…엄마들의 '위대한 훈장'
- 7남매 집 사주고, 아내 간병까지…태진아가 350억 건물을 매각하는 이유
- 커피 가루 싱크대에 그냥 버렸다가… ‘수리비 30만원’ 터졌다
- "먼저 떠올린 건 매니저" 정해인 외제차 선물… 연예계 뒤집은 '통 큰 미담'
- 에어프라이어 200도로 튀긴 감자, '아크릴아마이드' 10배 폭증 [라이프+]
- “약사 손주가 꼭 먹으랬다”…88세 김영옥도 챙긴 '오메가3', 효과적인 복용법 [라이프+]
- 단칸방서 불판 닦던 ‘가장’ 주지훈, 100억원대 자산가 만든 ‘집념의 품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