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키맨은 밴스?…“이란, 약속 지킬 인물로 판단”

이란, 트럼프 사위 쿠슈너·중동특사 윗코프에 “뒤통수친 이들” 거부감
‘개입 반대’ 미 부통령과 대화 원해…최종 합의 과정 ‘등판’ 가능성 주목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와의 협상을 거부하고 J D 밴스 부통령(사진)이 협상 대표로 나오길 원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반대해왔다.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이란 측이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를 “뒤통수친 사람들”이라 부르며 이들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걸프 지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이들이 주도하는 핵 협상에 참여하던 중 지난달 28일 미·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밴스 부통령이 협상 대표로 나오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란은 밴스 부통령은 (저들과 달리) 약속을 지킬 인물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밴스가 회담에 참석하지 않으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협상 장소인 파키스탄으로 가기 위해) 이란을 떠날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이란이 밴스 부통령과 대화하길 바라는 것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란 전쟁에 대해 가장 회의적인 인물로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은 2023년 WSJ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로 “그가 미국인을 무모하게 해외 전투에 파병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등 미국의 해외 개입에 반대해왔다.
백악관이 개전 당일 공개한 ‘마러라고 상황실’ 사진에 밴스 부통령이 보이지 않은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간 이견이 있음을 시사하는 정황으로 해석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댄 케인 합참의장 등이 있었지만 같은 시각 밴스 부통령은 백악관에서 공습 상황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대이란 협상에 관해 “루비오도 관여하고 있고 똑똑한 쿠슈너와 윗코프도 관여하고 있다”면서 밴스 부통령은 협상을 이끌 여러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협상 대표 선정은 이란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협상에 참여하더라도 밴스 부통령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게 될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이 경우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밴스 부통령이 어느 정도의 외교 역량을 보여줄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가 밴스에게 협상 주도권을 맡긴다면 이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분쟁 국면에서 협상가로서의 능력을 입증할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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