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낙관론도 남일…26일째 ‘더 세게’ 치고받은 테헤란-이스라엘

한기호 2026. 3.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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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북·남·중부 공습경보 수백만 대피
주택가 100kg 탄두 재래식미사일 터지기도
이란IRGC “위성수신소·미군기지도 때렸다”
걸프국, 이란발 드론·미사일 요격에도 피해
IRGC본부 등 노린 이스라엘 “회담 영향없어”
‘헤즈볼라 교전’ 레바논 남부선 민간인 희생
숨진 이란 안보수장 후임 IRGC출신 강경파
美정예부대 중동투입…파키스탄은 중재시도
‘모즈타바 보호’ 러시아 “협상 신빙성 없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정권 간 전쟁이 26일을 넘어선 가운데, 트럼프발(發) 종전 협상 낙관론은 ‘남일’이라는 듯 상호 군사공격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24일) 밤과 이날 새벽을 기해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 공습했다. 수도 예루살렘과 서안 예리코 등에서 공습경보가 발령됐고,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가동돼 상공에선 폭발음이 이어졌다. 이스라엘의 수도 기능을 해온 최대도시 텔아비브의 도심 한 주택가엔 약 100kg 폭발물을 실은 이란 미사일이 떨어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해당 미사일은 집속탄이 아닌 재래식 탄두를 장착했으며, 경상자 4명 중 입원이 필요한 사람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또 “텔아비브 공격은 23일 밤부터 24일 아침까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수차례 포격 중 하나였으며, 북부·남부·중부 이스라엘을 겨냥해 수백만명이 잇따라 대피소로 피신했다”며 하이파 교외에서 경상자 1명이 나왔다고 했다.

이란 신정(神政)통치 군사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GRC)는 24일자 연이은 성명에서 “에일라트, 디모나, 텔아비브 북부, 미군 테러리스트 기지 여러 곳이 에마드와 카드르 다탄두탄도미사일(MIRV) 정밀 유도 시스템과 파괴적인 드론을 이용해 정확하게 타격을 입었다”며 이스라엘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 수신시설과 미군기지 4곳 공격에 성공했다고 과시했다.

3월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 도심 한 주택가에 낙하한 이란제 미사일이 폭발해 인근 건물 3채가 파손되고 4명의 주민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 보도 영상 갈무리]


아랍권 대표 방송인 알 자지라는 지난 1일부터 날마다 갱신 중인 실시간 전황(戰況)보도에서 이날 “여러 중동 국가에서 26일째 폭발음이 계속 들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남파르스 가스전을 공격한 후 이란이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로 인해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했다”고 피해를 전했다.

걸프(페르시아만) 국가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란 미사일·자폭드론에 방공망을 가동 중인 쿠웨이트에선 전날 방공망 파편이 전력선을 강타해 수시간 동안 정전을 겪었다. UAE는 이란 드론 17대와 탄도미사일 5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군 당국도 같은날 이란 드론 19대와 미사일 6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공격에 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

이스라엘도 선전전과 반격에 열중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을 인용해 이란발 미사일 공격이 개전 첫날(지난달 28일) 하루 90발에서 현재 약 10발 수준으로 줄었으며, 이달 23일 이란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470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 중 330개 가량을 파괴하거나 무력화시켰다고 보도했다. 방위군은 남은 발사대 약 150개도 추적해 제거할 계획이다.

안보싱크탱크인 이스라엘 알마는 현지시간 24일 오후 4시 기준 보고에서 “지난 하루(23~24일) 이란 전역에서 정권의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습이 계속됐다. 테헤란에서 완료된 공습 일환으로 공군은 민간 기반시설 내 위치한 IRGC 중앙보안본부를 목표로 삼았다”며 “밤사이 이란 서부와 중부의 미사일기지뿐만 아니라 테헤란의 추가 사령부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중계 보도에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이스파한에 있는 ‘가장 핵심적인 폭발물 생산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테헤란 내 순항미사일 생산시설 2곳도 공격받았다. 미국-이란 간 대화와 무관하게 공습은 계속될 전망이다. IDF 대변인인 에피 데프린 준장은 브리핑에서 ‘현재 군사계획은 회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간의 적대 행위가 격화되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사진]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충돌도 거듭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지역의 장기 점령을 예고한 상황이기도 하다.

레바논 국영언론은 25일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남부 한 마을에서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헤즈볼라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최소 7차례 공습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본부·창고·통신·드론 시설”을 정밀 타격했단 입장이다. 신화통신은 전날 이스라엘 북부에선 헤즈볼라 로켓 공격으로 여성 1명이 사망했으며 요격 실패가 원인이었단 취지로 보도했다.

이란 정권에선 이슬람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인 강경파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72)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이 현지시간 24일 ‘안보 수장’인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직에 임명됐다. 새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마 하메네이의 승인을 받은 마수드 페제키시안 대통령이 졸가드르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사망한 직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역할을 대행해온 알리 라리자니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밤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제거당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군도 대이란 군사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CNN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00명 이상의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병력의 중동지역 투입을 승인했다. 주일미군의 해병대 병력 2200명도 오는 27일쯤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다. 공수작전과 상륙·거점확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정예부대가 움직이면서 지상전 확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와중에 발전소 타격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현지시간 24일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또 다른 발사체가 이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부지에 떨어졌다는 보고를 이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란은 IAEA에 시설과 인명 피해는 없고, 발전소도 정상 가동 중이라고 보고했다. 부셰르 원전에 발사체가 떨어진 것은 지난 17일에 이어 두번째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위키피디아 캡처·연합뉴스]


한편 미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15개 요구 목록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의 요구안에는 이란 핵 능력 해체, 친이란 대리세력 지원 중단, 우라늄 농축 금지,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 보장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이란 국영언론과 타국 주재 대사들은 협상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파키스탄 주재 이란 대사는 이날 파키스탄 측의 입장을 ‘테헤란과 워싱턴이 협상에 동의한다면 파키스탄은 회담을 기꺼이 주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로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파키스탄이 미국의 제안을 테헤란(이란 수뇌)에 전달했으며, 회담 장소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반면 이란 최고지도자를 보호 중인 러시아에선 협상설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크렘린궁은 이날 미국이 제안했다는 15개항 관련 테헤란으로부터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으며 보도 신빙성을 평가할 수 없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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