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콘서트, 공적 공간에서 열리는데 사기업이 취재 제한?"

정민경 기자 2026. 3.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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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BTS 광화문 공연 '10분 취재 제한' 철회 이끈 최연송 영상기자협회장
"많은 인파 모이는 현장, '취재 진공 상태'는 영상 기자 임무 방기하는 것"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최연송 한국영상기자협회장. 사진출처=본인 제공.

최연송 영상기자협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공연에서 영상 취재를 '10분만 허용'한 기존 가이드라인 철회를 이끌었다. 당초 주최 측의 촬영 가이드라인은 BTS 공연 시작후 10분 만, 특히 주변 '옥상 촬영' 역시 10분만 가능했다.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최연송 협회장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대형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서는 항상 안전 사고를 유의해야 하며, 영상기자들은 이같은 사고가 우려될 수 있는 상황에서의 '공적 촬영'을 제한하는 주체가 넷플릭스나 하이브 같은 사기업이라는 점에서 고쳐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최연송 영상기자협회장은 1995년 KBS에 입사해 KBS 보도영상국장을 지냈다. 다음은 미디어오늘과 최연송 협회장과의 일문일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열고 있다.ⓒ연합뉴스

-BTS 광화문 공연에서 '촬영 10분 제한' 가이드라인을 처음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협회를 통해 들어온 현장 영상 기자들의 목소리도 궁금하다.

“현장 취재기자들은 시간 제한이 없었는데, 영상 기자의 경우 10분 제한이 있었다. 공연 저작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점은 알겠지만, 해당 가이드라인을 봤을 때 '체육관에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공연과 착각한 것인가'라는 현장의 문제제기가 많았다. 공적인 공간을 막아놓고 하는 공연인데 10분 촬영 제한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특히 해당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 서울시나 문체부가 아니었고 넷플릭스였다는 점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다. 만약 넷플릭스와 서울시나 문체부가 협의를 하고, 현장 기자들과도 협의 후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었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협회를 통해 많은 문제제기가 들어왔기에 협회에서 움직이게 되었다.”

“취재 진공 상태는 영상기자 임무 방기하는 것”

-영상기자협회는 지난 20일 성명 <공적 공간의 가치와 시민 안전을 위해, 보도의 자율성을 보장하라>를 발표했다. 성명 계기는.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BTS 공연 자체는 환영한다. 다만 행사가 일어나는 곳이 공적인 장소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수많은 인파가 모일텐데 지켜볼 수 없는 상황, 즉 '취재 진공 상태'가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영상기자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영상기자들은 현장 취재 수칙으로 '대형 인파가 모이면 무조건, 적어도 한 팀은 전체를 조망하는 영상을 찍는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배운다. 그래서 옥상 촬영은 특히 중요하다. 보통 영상 데스크는 각 장소를 총괄하고, 최고참 급이 가장 높은 곳에서 '풀샷'을 찍는다. 그 다음 일선이 아래에서 현장 촬영을 한다. BTS 광화문 공연 현장에서 옥상 촬영, 즉 세종문화회관과 역사박물관 옥상 촬영이 중요했다. 그곳에서 계속 '풀샷'을 찍고 있어야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줌을 해서 볼 수 있다. 그런데 옥상 촬영까지 10분으로 제한하니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많은 인파가 모이는 현장에 있어 일종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영상기자들도 많다. 이태원 참사 등 저희가 직접 지켜주지는 못했으나 취재를 충실히 해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있다. 그런 사고는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하지 않나. 사실 이번에도 인파가 많이 모인다고 하니깐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까봐 필사적으로 덤볐던 것 같다.”

-성명 이후 실제로 '10분 촬영' 가이드라인이 철회됐다. 어떤 협의 과정이 있었나.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이 협상에 나서 BTS 취재 가이드라인을 바꾸기로 합의했다. 제가 강조드린 것은, 공적 장소 촬영에 있어 가이드라인 주체가 하이브나 넷플릭스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공적 공간 통제권을 사기업에 줘선 안된다는 것이다. 경찰력이나 공무원도 많이 투입된 행사였지 않나. 전체적인 상황을 사기업이 통제하는 건 임무 방기라는 것을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이 변경되지 않았다면 굉장히 안좋은 예가 남을 뻔 했다.”

-이번 합의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나쁜 선례가 남지 않은 것에 의의가 있다. 사실 성명을 쓸 때까진, 바뀔 거라는 기대가 크진 않았다. 그래도 성명 내서 이런 기록을 문서로 남겨놓으려고 했다. 그래도 주최 측이 김현 의원의, 국회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다시 취재가 가능해진 것은 다행이다.”

-향후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이 있다면.

“서울시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 측 등 의견을 받아서 가이드라인을 낼 때 언론사들과 협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함께 가이드라인이 나와야지 현장 기자들을 패싱하고 사기업이 통제권을 전면 행사하는 건 잘 못된 일이다. 월권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 4일 새벽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협회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과제는.

“레거시 미디어가 구축해온 시스템 그 자체가 전부 부정 당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지난번 12·3 계엄 사태 때 영상 기자들이 현장에 있었기에 당시 상황을 송출할 수 있었다. 그동안 쌓인 현장 경험과 기술 등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 등은 당시 접속이 많이 끊겼으나 지상파 카메라의 경우 즉각적으로 당시 계엄 상황을 송출할 수 있었다. 저희 역시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시청자께서도 기존 미디어에 대한 신뢰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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