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남 미술의 창조적 맥박, 세계를 깨우다- 박금숙(경남도립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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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대지는 유구한 시간 속에서 문명과 정신의 파동이 켜켜이 축적된 공간이다.
이 연재는 우리 지역의 문화적 깊이와 예술적 잠재력이 결코 주변이 아닌 중심에 있음을 또렷이 보여주며, 경남 미술의 위상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고, 서로 다른 미학을 입체적으로 조망함으로써 개인의 단편적 성과를 넘어 역사적 연속성을 이해하는 전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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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대지는 유구한 시간 속에서 문명과 정신의 파동이 켜켜이 축적된 공간이다. 다호리 유적이 증언하듯 이 땅은 일찍이 기록과 예술의 중심이었으며, 남명의 실천정신은 오늘의 경남인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근원적 기개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리산의 준엄함과 남해의 역동성은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며, 경남 미술이 형성되는 근원적 토양이자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동력으로 주목된다.
지난 2년간 경남신문과 경남도립미술관이 함께한 ‘한국미술을 빛낸 경남의 거장들’ 연재는 1904년부터 1939년 사이에 태어난 37인의 삶과 예술을 통해 이 땅에 내재한 창조의 원형을 되짚은 작업이었다. 이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 경남이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이자 본류임을 재확인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 연재는 우리 지역의 문화적 깊이와 예술적 잠재력이 결코 주변이 아닌 중심에 있음을 또렷이 보여주며, 경남 미술의 위상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고, 서로 다른 미학을 입체적으로 조망함으로써 개인의 단편적 성과를 넘어 역사적 연속성을 이해하는 전환이기도 했다.
진주 출신 박생광이 오방색의 생명력을 일깨우고, 창원 출신 김종영이 추상조각의 지평을 열었으며, 통영 출신 전혁림이 코발트블루로 지역적 상상력을 확장했다. 남해 출신 이준은 색면과 구조로 정신적 공간을 확충했고, 산청 출신 하종현은 배압의 물성화를 통해 단색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거제 출신 양달석의 목가적 서정, 합천 출신 허민의 현대적 문인화 정신, 창녕 출신 하인두의 불교적 사유 또한 한국적 미감의 지평을 심화시켰다.
더불어 최영림, 유강열, 유택렬, 정상화 등 타지 출신 작가들까지 품어 안은 경남은 전국의 예술혼이 모이는 문화의 장으로 자리해 왔다. 서로 다른 결이 공존하며 확장된 흐름은 경남의 포용성과 개방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마산의 문신은 프랑스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생명과 우주의 질서를 형상화한 조각으로 국제적 위상을 확립했고, 이어 진주의 이성자는 파리에서 우주적 시선을 확장하며 한국 여성 작가의 지평을 넓혔다. 또한, 함안 출신 이우환은 ‘모노하’ 사유를 통해 여백의 미학을 구현하며 세계 미술계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러한 성취는 경남 미술의 저력이 세계 속에서도 당당히 자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도민 모두가 함께 나눌 자긍심이자 미래를 여는 밑거름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미술관은 작가들의 미학을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비평과 창작이 상호 순환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며, 실험적 창작 기반을 확충하고 지역과 세계를 잇는 공공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예술이 도민의 삶 속으로 더 깊이 스며들고, 지역 예술가와 시민, 연구자와 청년 세대가 함께 호흡하는 열린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창조적 에너지로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난 2년의 여정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이다. 경남에서 비롯된 창조의 맥박이 세계 속에서 더욱 깊은 울림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이 뜻깊은 연재를 위해 지면을 내어준 언론과 연구에 매진한 학예사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
박금숙(경남도립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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