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오디세이] BTS, 국민 아이돌이라는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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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앨범 발매 하루 만에 400만장 판매, 각종 글로벌 음원 차트 석권, 공연 중계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의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 및 77개국 차트 점령.
BTS의 성장을 지켜보며 케이팝의 위력을 만방에 떨친 그들의 활약에 기뻐하고 멤버 하나하나의 음악적 성취를 사랑해 온 팬으로서 이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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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케이팝 최고 그룹이 서울의 심장부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에 섰다. 경복궁을 배경으로 무대를 만들고 ‘아리랑’이라는 타이틀 앨범을 들고 왔으며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의상을 입은 일곱 청년의 퍼포먼스는 한국인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하며 그 자체로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22일 이후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앨범 발매 하루 만에 400만장 판매, 각종 글로벌 음원 차트 석권, 공연 중계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의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 및 77개국 차트 점령. 이후 이어질 세계 투어에서 들려올 기록들에 대한 기대감도 차오른다. 드디어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이 끊임없이 이익을 창출해낼 것이다.
군 복무를 성실히 마치고 돌아온 청년들이 몹시 반가웠고 기대됐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재미는 없었다. ‘국민 아이돌’이라는 왕관의 무게가 하도 버거워 공연은 모범청년 이미지의 감옥 안에서 치러진 관제행사처럼 느껴졌다.
경찰 특공대가 투입되고, 언론은 취재 제한에 묶이고, 시민은 검색대를 통과해야 광화문을 지날 수 있었다. “광화문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이 무성했지만 공공 공간의 사유화와 시민 기본권 문제는 이 지면에서 차치하기로 하자.
BTS의 성장을 지켜보며 케이팝의 위력을 만방에 떨친 그들의 활약에 기뻐하고 멤버 하나하나의 음악적 성취를 사랑해 온 팬으로서 이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BTS가 ‘국민 아이돌’이라는 덫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지금 그들은 어디에 서 있는지 고민할 때다.
BTS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오랫동안 쌓아 올린 모범청년의 이미지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고, 유엔에서 연설하고, 대통령 특사로 세계를 누비는 사생활은 신뢰를 줬다. 하지만 이러한 성실한 행보는 때로는 지루하다.
비틀스는 청소년 우상에서 반문화의 아이콘으로 변모했다. 프레디 머큐리와 데이비드 보위는 젠더의 경계에 서서 스스로를 해체했다. 켄드릭 라마는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노래한다. 이들의 틀을 깨는 변신에는 논란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음악을 깊이 있게 만들었다.
BTS의 음악은 분명 진화해 왔다. 그러나 그들을 둘러싼 서사는 여전히 ‘성실하고 선한 청년들’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 그 프레임이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계에 가두는 것일 수 있다.
광화문 공연은 화려했지만 안전했다. 예측 가능한 무대는 진부하다. 국가가 허락한 공간에서, 국가가 원하는 방식으로, 안전하고 성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연. 이는 팝콘서트라기보다 세련된 국가 홍보에 가까웠다.
BTS의 귀환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창작자로서 그들의 재능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제 진짜 불편한 질문을 던질 때다. 제복을 벗은 자리에서 모범청년의 훈장도 내려놓기 바란다. 불편하고 날카롭고 예측 불가능한 음악, 스스로 선택한 무대 위에서 던지는 도발적인 퍼포먼스, 반전과 평화와 저항을 노래했던 팝아티스트들의 유산을 이어가기, 그것이 지금 BTS가 걸어갈 다음 스텝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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