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일 유예'에도 불타는 중동…이란 "공격하면서 협상이라니"

문재연 2026. 3. 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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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거듭 밝힌 날에도 중동은 화염에 휩싸였다.

이란 원자력기구(AEOI)는 전날 밤 미국·이스라엘 연합군이 부셰르 핵 시설 구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리는 전날 미 온라인매체 세마포에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유예는 이란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란 군사·탄도미사일·방위산업 관련 기반 시설에 대한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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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국제공항 연료 저장시설 화재
이란 드론 공격으로 추정돼
이란 "미국·이스라엘, 부셰르 원전 구역 공격"
트럼프, 82 공수사단 중동 투입 승인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점령 계획까지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쿠웨이트 국제공항이 25일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연료 저장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쿠웨이트시티=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거듭 밝힌 날에도 중동은 화염에 휩싸였다. 이란은 협상을 이야기하는 가운데도 이란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의도를 의심했다.

쿠웨이트 민간항공청은 25일(현지시간) 새벽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쿠웨이트 국제공항의 연료 저장시설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는 이란의 보복 공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원자력기구(AEOI)는 전날 밤 미국·이스라엘 연합군이 부셰르 핵 시설 구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전날 쿠웨이트 영토에서 이란 방향으로 미국의 대표적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에 탑재된 미사일이 발사되는 영상을 공개하며 "걸프 지역 내 미군시설은 정당한 표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이란에 대한 공습 '최후 통첩' 기한을 5일 유예하겠다며 15개항에 대한 주요 쟁점에 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이스라엘의 연합 군사작전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미 국방부 관리는 전날 미 온라인매체 세마포에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유예는 이란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란 군사·탄도미사일·방위산업 관련 기반 시설에 대한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과 이스라엘 연합군은 25일 새벽에도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타브리즈, 이스파한 등 이란 지도부와 군 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계속했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서안의 예리코 등 남부와 중부를 겨냥해 집속탄 공격을 가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위성 수신소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날 이란에 대한 군사 태세도 한 단계 강화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2,000명 상당의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병력의 중동지역 투입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주일미군의 해병대 병력 2,200명도 오는 27일께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다. 제82공수사단은 공수 작전과 상륙 및 거점 확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미군 정예부대다. 병력 이동 자체가 지상전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82공수사단이 침투할 곳으로는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런 상황은 미국의 협상 의지에 대한 이란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에스마엘 바아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인도 매체 인디아 투데이에 "이란은 지금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폭격과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러니 그들이 내세우는 외교와 중재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핵 협상 도중에 불과 9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공격을 받은 것은 외교적 배신이었다"며 "미국이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친(親)이란 세력인 무장정파 헤즈볼라 제거를 위한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국경 인근 레바논 남부 마을 건물들의 철거도 군에 지시했다. 그는 24일 군 수뇌부 회의에서 군이 해당 지역을 "가자의 라파와 베이트 하눈 모델에 따라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전쟁 과정에서 가자 지구의 주요 인구 밀집지인 라파와 베이트 하눈을 폐허로 만들어 일종의 '완충지대'로 활용하고 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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