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끝물? 벌써 100만개 팔렸다”…‘두쫀쿠’의 기막힌 심폐소생술 [트렌드]
단순 맛 체험 넘어 ‘유행 경험’ 요소 작용
가격·품질·신뢰도 핵심 경쟁 요소로
“‘두쫀쿠’라는 문구에 아직도 호기심이 발동하다니…” “‘그 맛’ 아는 사람들이 더 찾아요.”

두쫀쿠 관련 상품은 케이크나 음료, 아이스크림을 넘어 주류로까지 확장됐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이트진로가 한정판으로 출시한 ‘두쫀쿠향에이슬’은 개강 시즌과 맞물려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직후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시음 후기와 인증샷이 확산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해당 영상엔 “AI로 만든 줄 알았다”, “너무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 오히려 기대된다” 등의 경험담이 쏟아졌다. 또 소주와 우유를 1:2 비율로 섞은 칵테일 제조법을 소개한 게시물엔 “따라해봤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낙성대역 인근 편의점에서 만난 20대 고객 A씨는 “요즘 SNS에서 핫하다길래 호기심에 (두쫀쿠 소주를)사봤다”며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친구에게 추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근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도 관련 제품을 찾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매장 직원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왔다가 ‘궁금하다’며 주문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맛 자체보다는 ‘경험 구매’ 차원인 것 같다”고 했다. 20대 고객 B씨는 “일부러 두쫀쿠를 찾아 다니진 않지만, 있으면 한 번은 먹어보는 편”이라며 “두쫀쿠랑 맛이 비슷한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쫀쿠 인기는 시들었지만, 파생상품이 계속 등장하며 화제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디저트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주류로까지 확장된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두쫀쿠 관련 상품은 지난해 디저트 업종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1월 발표한 ‘2025년 4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베이커리·디저트 업종의 평균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5%·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2024년 1월 평균 매출을 100으로 경영 지수를 산출했을 때 지난해 연말에는 350에 근접하기까지 했다. 두쫀쿠를 판매한 업종 대다수를 차지한 것 또한 카페와 베이커리·디저트 업종으로 약 79%의 비중을 차지했다.

배스킨라빈스는 3월 이달의 맛으로 선보인 ‘두바이에서 온 엄마는 외계인’이 출시 15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했다. 던킨은 지난해 10월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도넛’을 출시했다. 최근엔 인기 제품 ‘먼치킨’을 재해석한 ‘두바이st 쫀득 먼치킨’을 판매 중이다. 전국 400여개 점포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 ‘입증된 맛’으로 외연 확장…가격·품질·신뢰도 핵심 경쟁 요소로
반면에 ‘원조’ 두쫀쿠 유행은 사실상 지난달 막을 내렸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통계에 따르면, ‘두쫀쿠’의 인기는 짧은 기간 급격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지난해 8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두쫀쿠 검색량은 올해 1월 10일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급격히 감소해 같은 달 15일 최고점 대비 약 70% 수준으로 떨어졌고, 2월 10일에는 9% 수준까지 급락하며 유행이 마무리됐다.
두쫀쿠 인기 하락에도 파생상품은 꾸준한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업계에서는 두쫀쿠 소비자 선호가 검증된 만큼 실패 가능성이 낮고,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하기 용이해 확장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맛을 찾으면서도 검증된 조합에는 꾸준히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두쫀쿠’ 스타일이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며 이전부터 구하기 쉽고 저렴해졌다는 것도 꾸준한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SNS에서 시작된 유행이 기업의 생산·유통 역량과 결합하면서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행 초기 희소성과 화제성이 중심이었다면, 이젠 가격과 품질, 신뢰도가 핵심 경쟁 요소로 바뀌고 있다”며 “화제성이 입증된 만큼 일시적 유행을 넘어 ‘스테디셀러’로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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