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적극행정 면책 제도, 적극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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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의 해석과 적용이 애매할 때 국민은 공무원이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주길 기대한다.
공무원이 스스로 규제를 뚫고 문제를 해결했다면 그를 칭찬하고 적극행정 공무원으로 추천해야 한다.
공무원이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결정을 못 한다면 "적극행정위원회나 사전 컨설팅을 통해 함께 풀어보자"고 요구해야 한다.
이는 공무원에게 면책의 명분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이 파트너로서 적극 행정에 협력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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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의 해석과 적용이 애매할 때 국민은 공무원이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주길 기대한다. 공무원 또한 사명감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공직의 보람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괴리가 있다. 현실에서는 문제 해결사인 공무원보다 법령 문구 뒤의 파수꾼을 마주할 때가 더 많다. ‘근거가 불명확하다’ ‘전례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 국민과 기업은 지치고 좌절한다.
명백히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공무원이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나중에 책임질 일이 생길까 봐 몸을 사리는 것은 문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 ‘적극행정 면책 제도’가 있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과 ‘적극행정 운영규정’에 근거를 둔 이 제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업무를 적극 처리했다면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관별 ‘적극행정위원회’와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이 대표적인 제도다. 이는 공무원 개인에게 지워진 판단의 짐을 시스템이 나누겠다는 약속이다.
적극행정 제도가 힘을 발휘한 사례는 적지 않다. 소아뇌전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대마 성분 의약품은 규정상 환자 본인의 신청 없이는 미리 수입할 수 없었다. 수입 신청 후 실제 약을 받기까지 한 달 이상 소요돼 긴급 상황에서 무용지물이었다.
A기관 공무원이 적극행정위원회의 문을 두드렸고 위원회는 환자의 생명권 보호가 문구의 엄격한 해석보다 우선한다고 의결하며 약품을 미리 수입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 덕분에 환자들은 하루이틀 만에 약을 구할 수 있게 됐고 이후 관련 규정이 바뀌는 선순환을 낳았다.
감사원 사전 컨설팅을 통해 기업 투자의 물길을 튼 사례도 있다. B사는 공장 증설을 원했으나 부지 사이의 완충 녹지 때문에 진입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C지방자치단체는 투자를 유치하고 싶었지만 특혜 시비나 감사가 두려웠다. 결국 C지자체는 감사원에 사전 컨설팅을 의뢰했고 감사원은 고용 창출 등 공익적 가치가 크다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면책의 확신이 서자 지자체가 움직였고 기업 투자는 실현됐다.
적극행정 면책 제도는 어쩌면 행정 문화의 씁쓸한 일면일지 모른다. 애매할 때 ‘해본다’가 아닌 일단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돼버린 서글픈 관행 말이다. 최근 대통령이 사후 책임 걱정 없이 공무원이 일할 수 있게 장관의 책임을 강조한 것도 공직 사회의 행태를 타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다.
불합리한 규제에 직면한 기업인과 국민은 적극행정의 취지와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두 가지 실천적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을 우리가 먼저 지켜주자. 공무원이 스스로 규제를 뚫고 문제를 해결했다면 그를 칭찬하고 적극행정 공무원으로 추천해야 한다. 정부는 매년 이들에게 인사상 우대와 포상을 하고 있다. 민간의 박수는 공무원을 춤추게 한다.
둘째, 공무원이 주저할 때 면책 제도 활용을 먼저 제안하자. 공무원이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결정을 못 한다면 “적극행정위원회나 사전 컨설팅을 통해 함께 풀어보자”고 요구해야 한다. 이는 공무원에게 면책의 명분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이 파트너로서 적극 행정에 협력하는 길이다.
참고로 소극행정 신고 제도도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소극행정을 신고하면 조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이 제도는 이름만 언급하고 싶다. 기업을 위해서도, 공무원을 위해서도 이 제도가 활용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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