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조 잡아라"… 은행, 지자체 금고쟁탈전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6. 3.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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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시를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달아 금고 입찰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은행들의 유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수도권 지자체들이 한 해 운용하는 예산만 10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금고 입찰에 성공한 은행은 해당 지자체의 예산을 예치받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초 지역마다 금고 이자율 편차가 큰 점을 비판하며 "지자체별 이자율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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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자체 66곳중 44곳
올해 금고계약 끝나 신규입찰
51조 서울·15조 인천 등 관심
은행권, 저원가성 예금 확보
조달금리 낮출 기회에 사활

올해 서울시를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달아 금고 입찰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은행들의 유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수도권 지자체들이 한 해 운용하는 예산만 10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포용금융 압박 등을 받고 있는 은행들로선 이번 입찰을 '대규모 자금 확보 기회'로 보고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도권 내 지자체 66곳 중 44곳이 올해 금고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3곳 중 2곳꼴(67%)이다. 이들 지자체의 올해 예산은 총 108조원으로, 이 정도 규모의 예수금을 확보할 기회는 이례적이라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금고 입찰에 성공한 은행은 해당 지자체의 예산을 예치받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적어도 수천억 원, 많으면 수십조 원 규모인 데다 지불해야 하는 금리도 저렴해 안정적인 '저원가성 예수금'으로 평가된다. 지난 1월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공개된 지난해 전국 지자체 금고 평균 이자율은 2.53%였다.

금고를 많이 확보한 은행일수록 조달금리를 대폭 낮춰 예대 마진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연일 은행권에 생산·포용금융 지출을 확대하고, 가계대출을 줄이라고 주문하는 가운데 유력한 '수익률 방어 수단'이 등장하는 셈이다.

은행들의 핵심 타깃은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내 지자체들이다. 우선 예산 규모가 크고, NH농협은행 등 특정 은행의 독점 구조가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최대 '격전지'는 역시 서울시다. 51조원에 달하는 예산 규모와 함께 '수도 금고'란 상징성이 더해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서울시 1·2금고를 담당하는 신한은행은 '절대 사수' 입장이지만 다른 은행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특히 '난적'으로 예상되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 시절부터 2018년까지 100년 넘게 서울시 금고를 관리해왔다. 하지만 결국 신한은행에 시 금고를 뺏기면서 '100년 전통의 금고지기'란 명성에 금이 갔다. 우리은행으로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체제가 수립된 이후 첫 도전인 만큼 재탈환에 사력을 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조원 규모의 인천시 금고도 격전지로 꼽힌다. 여름쯤 입찰을 시작해 9월께 약정을 체결할 것이란 로드맵이 나온 상태다. 현재 신한·농협은행이 담당하지만 본사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하는 하나은행이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그 외 경기 의정부시(1조6000억원·농협은행), 서울 강남구(1조5000억원·신한은행), 서울 강서구(1조4000억원·우리은행) 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올해 가장 많은 '도전자'를 맞을 곳은 신한은행이다. 올해에만 15개 지자체에서 운용하는 예치금 79조원의 계약 만기가 돌아온다. 금고 개수와 금액 면에서 모두 최대다.

지자체 금고 입찰 시 평가 기준은 △금융기관 신용도 및 재무 안전성 △대출·예금 금리 △시민 이용 편의성 △금고 업무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도 등이다. 올해엔 금융당국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포용금융 평가 지수'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당국이 해당 평가에 따라 지자체 금고 선정에 가점·감점을 부과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초 지역마다 금고 이자율 편차가 큰 점을 비판하며 "지자체별 이자율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농협은행의 지방 독점 구조를 타파하고 금리 인하 경쟁을 붙여야 한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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