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만 소멸해도 핵폭탄급 에너지 뿜는 '반물질' 트럭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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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 연구팀이 입자가속기로 생성한 '반물질(anti-matter)'을 트럭으로 운송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CERN은 양성자의 반물질인 반양성자(antiproton) 92개를 다른 장소로 운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CERN의 '반물질 공장'은 반양성자를 생성·저장하고 연구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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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 연구팀이 입자가속기로 생성한 '반물질(anti-matter)'을 트럭으로 운송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CERN은 양성자의 반물질인 반양성자(antiproton) 92개를 다른 장소로 운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반물질 보관 용기를 이용해 서로 다른 장소로 직접 이동시킨 사례로는 처음이다.
반물질은 물질과 전자기적 성질이 반대다. 예를 들어 음전하(-)를 띤 입자인 전자의 반물질 '양전자'는 질량 등 다른 성질은 전자와 같지만 전하만 양전하(+)로 반대다.
반물질은 우주가 탄생할 때 물질과 함께 생성됐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현재 자연적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 데다 제어하기가 어려워 과학자들의 주요 탐구 대상이다. 반물질은 물질과 접촉하면 에너지를 내며 소멸하기 때문에 보존이 극도로 어렵다.
CERN의 '반물질 공장'은 반양성자를 생성·저장하고 연구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소로 꼽힌다. 양성자 빔을 고밀도 금속에 충돌시켜 발생한 반양성자를 전자기장으로 포획하는 방식으로 반양성자를 생산한다.
생산 비용이 수조 달러에 달하는 반물질 1g이 소멸하면 핵폭탄과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CERN의 현재 생산 속도를 기준으로 반물질 1g을 모으려면 우주의 나이보다 10배가 넘는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한번에 극소량만 만들 수 있다.

CERN 내부의 베이스(BASE) 협력단은 반양성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생성된 반양성자를 최대 1년간 안전하게 보관한 기록도 있다. 반물질 공장 내 기계와 장비들이 미세한 자기장 변동을 일으켜 측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점이 반양성자 연구의 한계로 꼽힌다.
연구팀은 반양성자를 잡음이 없는 외부 실험 공간으로 운반하기 위해 '베이스-스텝(BASE-STEP) 트랩' 장비를 개발했다. 초전도 자석과 액체 헬륨(He) 기반의 극저온 냉각 장치 등이 도입된 초진공 챔버 내에 반양성자를 가둬 옮기는 특수 용기다. 초전도 자석의 온도는 영하 약 265℃ 미만으로 유지돼야 한다. 운전석에서 반양성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검출기도 설치됐다.
92개의 반양성자가 담긴 베이스-스텝 트랩 장비 무게는 약 1000kg이다. 반양성자는 트럭에 실린 채 CERN 부지를 가로질러 8km 이상을 30분간 주행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42km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반양성자를 약 700km 떨어진 독일 뒤셀도르프의 하인리히하이네대 등 다른 연구소까지 본격적인 배송에 나설 계획이다. 하인리히하이네대는 현재 건설 중인 새로운 실험시설에서 2029년 배송된 반양성자를 연구할 예정이다.
슈테판 울머 하인리히하이네대 물리학과 교수는 "반양성자를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면 측정 정밀도가 10~1000배까지 향상될 수 있다"며 "반물질 배송은 인류가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d41586-026-00950-w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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