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BTS발 ‘K-사랑’, ‘K-체험’으로 잇자

“알면 사랑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만 사랑할 수 있다.”
첫 문장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시그니처가 된 문장이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온 자연과학자인 최 교수는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할 때마다 이 문장을 적어넣는다. 두 번째 문장은 ‘멋진 신세계’로 잘 알려진 올더스 헉슬리의 말이다. 1940년대 출간한 ‘영원의 철학’에 실려있다. 사랑이 ‘앎’의 한 형태라는 게
최 교수와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들 두 사람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웠던 보랏빛의 향연은 ‘한국에서 온 촌놈’ 방탄소년단(BTS)을 뼛속까지 알고 싶어하는 글로벌 팬들이 보여 준 사랑의 결정체였다.
10만명 이상이 이들을 보러 운집하면서 ‘아미노믹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광화문과 인접한 명동 상권까지 활기가 돌았다. 공연을 전후로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신장했고 다이소 명동역점, 서울시청광장점, 경복궁역점에선 해외카드 매출이 전주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BTS를 보러 세계 각지에서 온 이들은 공연 전후로 한국 관광을 즐기고, 한국 상품을 소비하며 자신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촌놈’의 나라를 하나씩 알아갈 것이다. 이번 BTS 컴백 공연으로 한국에 대한 호기심에 불이 지펴진 셈이다. 이 호기심은 ‘K-사랑’을 계속 타오르게 할 화력이자 침체된 내수 시장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BTS 공연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공연 없이도 또 다시 한국을 찾고 싶게 만드는 요소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 지인들에게 한국 여행을 추천하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낼 정공법은 ‘알고 싶은 한국’을 만드는 것이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것이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인처럼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인의 일상 속으로 젖어들게 하는 게 핵심이다.
실제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니즈도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K-뷰티 체험 상품 트래픽 데이터의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해 볼 만하다. 글로벌 숙박·교통·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이 집계한 통계를 보면, 2025년 K-뷰티 체험 상품 트래픽은 전년과 비교해 83.9% 급증했다. 트래픽 데이터는 관련 상품의 페이지 접속률을 의미한다.
K-뷰티 체험은 글로벌 SNS와 K-팝·K-드라마를 통해 한국식 피부관리와 메이크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인기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 현지 전문가의 손길로 서비스를 받아보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유통기업들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관련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때다.
이제는 체험도 보다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퍼스널 맞춤형 뷰티 컨설팅, 웰니스 연계 프로그램 등 보다 고도화된 상품 출시가 이뤄져야 한다. 획일적이고 일회적인 체험은 외국인 손님으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채널과 연계해 K-컬처에 초점을 둔 관광-쇼핑-체험 결합 상품 발굴에도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다국어 예약 지원, 외국인에 친숙한 결제 서비스 연동 등을 통해 쇼핑 편의성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식 헤어·메이크업을 하고, 한국 브랜드 옷을 입고, 김치전에 소주 한 잔 들이켜는 외국인들을 우리 일상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을 때, 한국은 우리만의 한국이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알고 싶은 한국’이 되어 있을 것이다. ‘K-사랑’의 온도는 그렇게 올라간다. 알면 사랑한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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