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지방정부] 동료의원 업추비로 식당 매상 올린 구의원들, 재출마 의사_법카로 차린 밥상⑤
박영훈 부평구의원 식당서 245만 원, 정태완 서구의원 식당서 144만 원 결제
인천 일부 구의원들이 시민 세금으로 동료 의원 개인 식당 매출을 올려준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하다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인천시 10개 군구의회 업무추진비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군구의원들이 겸직 신고한 식당과 법인카드 결제내역을 교차 분석해 두 곳 의회에서, 혈세가 의원 개인식당에서 쓰인 영수증을 찾아냈다. 이들은 6.3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다.
한 의원은 자신의 식당에 함께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왔다. 또 다른 의원은, 당시 함께 근무한 공무원이 인터뷰에서 식당 운영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식당 대표자 딸들 명의로 돌려놓은 박영훈 부평구의원
최근 미경작 농지 보유와 임기 내 재개발구역 다가구주택 매입으로 논란이 된 박영훈 더불어민주당 부평구의원.
박 의원은 얼마 전까지 부평구 두 곳, 남동구 두 곳(차명)에서 같은 상호의 식당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구의회가 공개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부평구의원들은 2022년 7월부터 2025년 12월 사이 박 의원 식당 두 곳에서 모두 12차례, 245만 원을 결제했다.
안애경 의장, 김숙희 행정복지위원장, 허정미 도시환경위원장, 김동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이 쓰는 법인카드로 식사비를 계산했다.
의원들은 간담회 등을 명목으로 해당 식당을 이용했다. 지난해 9월 8일에는 ‘지역민원 현안 논의’를 이유로 감자탕, 수육, 모듬순대 등을 주문해 34만3천 원을 썼다.
다른 식사자리도 대부분 메뉴가 비슷했고, 일부 영수증들은 메뉴가 확인되지 않도록 결제금액만 나오게 제출했다.

이중에는 정황상, 박영훈 의원도 함께 식당에 방문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지출도 있다.
2022년 9월 26일 행정복지위원회 현장방문 식사비 24만9천 원의 경우, 사전품의에 행정복지위원장 등 의원 8명과 직원 6명이 참석한다고 썼다.
당시 해당 위원회 소속 의원은 박영훈 의원을 비롯해 8명이었다. 식사제공 명목이었던 복지관 현장방문 사진에서도 박 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박 의원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자신의 지역구 내 식당 지점의 대표라고 겸직 신고했다. 보수는 연 4천만 원.
해당 기간 박 의원의 부평 식당에서 사용된 의회 예산은 2건, 54만8천 원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2024년 6월 이후 식당 대표 겸직신고를 하지 않았다. 한 달 뒤인 7월부터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지원 등을 심의하는 도시환경위원회로 소속을 옮겼다.
겸직신고 내역이 사라진 후 박 의원 식당에서 쓴 예산은 10건, 190만 원 가량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10건 중 5건은 박 의원이 소속된 도시환경위원회 간담회였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겸직신고를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확인해보니 부평 식당 두 곳은 딸들을 대표자로 등록했었다.
이중 부평역점은 올해 들어 폐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남아있는 한 곳은 여전히 자녀 명의로 운영 중이다.
당선 이후 청사 앞에 식당 차린 정태완 인천 서구의원
정태완 더불어민주당 서구의원의 개인 식당에서도 의회 예산이 쓰였다.
정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당선 이후, 구청 앞에 식당을 차렸다. 서구의회 청사와 정 의원의 식당은 걸어서 5분 거리다.

정 의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식당 대표로 겸직신고했다. 2년 간 상호가 같았고, 마지막 1년은 업체명을 바꿨다.
서구의원들은 정태완 의원의 식당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매상 144만여 원을 올려줬다.
다만 서구의회가 공개한 재발급 영수증으로는 의원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없다. 내역이 나와있지 않기 때문. 정 의원 식당에서는 삼겹살과 전골, 백반, 돈가스와 안주류 등을 판매했다.

의회는 정 의원 식당에서 쓴 세금 중 일부인 63만9천500원을 2024년에 반납 받았다. 김학엽 의회운영위원장이 2023년 10월 12일에 쓴 26만9천500원과 같은 해 12월 21일에 지출한 37만 원을 반납했다.
사용한 예산을 반납 받은 것은 정태완 의원 식당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부당했다는 걸 서구의회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당시 의회 관계자는 “정태완 위원장이 식당 사업자 등록을 해서 처음에는 집행부도 그렇고 팔아줘야 하지 않냐 그런 상황이었고, 일부 위원장들이 (예산) 집행을 했다”며 “회계 담당이 변호사에게 질의했더니 가급적 지양하라고 하길래, 예산을 많이 쓴 의원에게 일부라도 반납하는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 설명이 맞다면, 정 의원은 동료의원과 의회 공무원들이 자신의 식당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같은 지출은 공적 예산이 특정 의원 개인이나 가족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박영훈 의원은 시의원, 정태완 의원은 구의원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태완 의원은 “사업장을 어머니로 낼 수 없으니 제 이름으로 하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저한테 얘기도 안 하고, 제가 같이 먹은 것도 아니고 제 업무추진비를 쓴 것도 아니고 그냥 오셔서 식사하신 것”이라며 “누가 와서 먹었는지 모른다”고 해명했다.
박영훈 의원에게는 ▶본인 식당에서 동료의원의 업추비 사용을 묵인한 이유 ▶식사자리 동석에 따른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인정 여부 ▶식당 명의를 자녀로 둔 이유 등을 물었으나, 수 차례 연락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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