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밑바닥 수준 보여준 대구 중구의회…9기 출범 당시 7명 중 2명 의원직 상실, 4명도 각종 비위로 ‘얼룩’

구아영 기자 2026. 3. 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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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의원직 유지 3명은 6.3선거에 시의원, 구의원 공천 신청
지난 24일 열린 대구 중구의회 제312회 임시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김동현 중구의원이 '30일 출석정지' 처분을 받았다. 구아영 기자

6·3 지방선거가 두 달 가량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구 중구의원들이 임기 마지막까지 각종 비위와 구설수에 연루되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4년 전 9대 대구 중구의회 출범 당시 7명이던 구의원 중 2명이 의원직을 상실했고, 나머지 4명도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비위에 휩싸여 사법부의 판결을 받는 등 한심한 작태를 보여줬다. 이 때문에 '주민의 대의기관'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 됐으며, '기초의회 무용론'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중구의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들 구의원 상당수가 오는 6.3 지방선거에 다시 대구시의원과 중구의원으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소속 정당의 공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구의회 의장, 잇따라 불명예 퇴진

지난 24일 대구 중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김동현 구의원에 대해 의회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30일 출석정지 및 공개회의에서 사과' 처분을 내렸다. 김 구의원은 앞서 중구청 직원과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민사소송에 피소됐으며, 지난 3일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탈당에 이어 의장직도 박탈된 상태였다.

'30일 출석정지' 처분은 제명 다음으로 높은 최고수위의 징계지만, 실효성이 없다. 중구의회는 오는 31일 하반기 마지막 회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30일 출석정지' 처분은 사실상 무의미한 실정이다.

이를 지켜본 한 중구 주민은 "윤리특위 재석위원 6명이 찬성 5표와 반대 1표로 출석정지 처분을 내린 것을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참석한 중구의원 상당수가 흠결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무슨 다른 사람을 징계할 자격이 있겠느냐"고 혀를 찼다.

이번 징계로 9대 후반기 의장이었던 배태숙 전 구의원이 제명된 데 이어, 1년여 만에 김동현 구의원이 징계를 받으면서 '의장 징계 계보'를 잇게 됐다. 2년 전 중구의회 역대 최연소 의장으로 당선된 김동현 구의원은 "막중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불명예 기록만 남겼다.

함량미달 구의원들 '흑역사'도 계속

현재 제9대 중구의회에는 김동현·김효린·임태훈·권경숙·김오성·안재철·김결이 구의원이 있다. 4년 전 출범 당시에는 이경숙·배태숙 구의원이 있었지만, 2명 모두 의원직을 잃었다. 이후 김결이·임태훈 구의원이 비례대표 승계와 보궐선거를 통해 각각 합류했다.

하지만 현직 구의원이라 하더라도 유죄 판결을 받는 등 7명 중 4명이 각종 비위와 실정법 위반사건에 휘말려 있다. 비위 내용은 제각각으로, 함량 미달의 구의원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태숙 전 구의원은 2022년 차명회사인 인쇄·판촉물업체를 통해 중구청 및 중구의회와 수의계약을 맺어 총 9건, 1천80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4년 12월 제명됐다. 이와 관련해 배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9일에는 유사한 내용으로 추가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오는 5월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그는 구의원에 당선되기 전 인쇄·판촉물업체를 운영하면서 중구청과 수의계약 형태로 일을 수주하다가 구의원에 당선된 뒤에는 차명으로 인쇄·판촉물업체를 차렸다. 당시에도 중구의회는 배 구의원에 대해 윤리특위의 제명 결정을 뒤집고, 30일 출석정지로 수위를 낮춰 '솜방망이 징계' 논란이 일었다.

앞서 이경숙 전 구의원은 구의원에 당선된 뒤 주소지를 옮겨 의원직을 상실했다. 2023년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이 전 구의원은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막으려다 주소지를 옮긴 사실이 들통나 의원직을 잃게 된 '코미디'의 주인공이었다. 이 전 구의원은 중구청 산하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에 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서류를 무단으로 반출해 김효린 구의원과 함께 중구의회로부터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징계의 불합리성을 주장하던 두 구의원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징계조치에 대항하려 했다. 그러다 대구지방법원이 중구의회로 심문기일 통지서를 발송했는데, 해당 통지서에 이 전 구의원의 주소지가 남구 봉덕동으로 기록된 것이 발각된 것이다.

또 9대 전반기 의장이었던 김오성 구의원은 지난해 1월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으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또 김동현 구의원과 함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같은 당 소속 김효린 구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 작성 과정에서 날짜 등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김 구의원이 고소하면서 '집안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효린 구의원은 2023년 공적 서류 무단반출과 공무원 갑질 의혹 등으로 중구의회에서 '30일 출석정지', 국민의힘 대구시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또 같은 해에는 일명 '짝퉁'을 판매해 상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권경숙 구의원은 2019~2022년 본인과 아들 명의 업체로 중구청과 17차례 수의계약을 맺어 1천여만 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논란으로 2023년 11월 '제명' 처분을 받았으나, 2024년 8월 법원의 '제명 취소 판결'에 따라 구의원직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다시 공천 신청?…주민들 "잘 지켜볼 것"

이 같은 비위 사실에도 6·3 지방선거에 재출마 예정인 중구 의원들은 다수다. 김효린·권경숙·김오성 구의원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의원이나 중구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공천 신청을 했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대째 중구 토박이인 성내동의 한 주민은 "중구 주민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의원들의 철면피 행태에 대해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면 되지,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라며 "소속 정당에서 어떻게 공천을 하는지 잘 지켜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구 수창동의 이모(34·여)씨도 "본분을 망각하고 반복되는 구의원들의 비위 행위 때문에 기초의회를 향한 주민들의 신뢰가 점점 바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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