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으로 시간여행 예나 신곡 ‘캐치 캐치’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2026. 3. 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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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같다.

예나(YENA)의 신곡 '캐치 캐치'는 2010년 K팝을 되살려낸다.

예나 식의 '앙큼한' K팝 오마주역시나 "정말 요즘은 이런 거 없지" 싶다.

예나는 '앙큼'하던 K팝을 오늘의 대중에게 다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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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의 케이팝 내비]
신곡 ‘캐치 캐치’를 발표한 가수 예나. YH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간여행 같다. 예나(YENA)의 신곡 '캐치 캐치'는 2010년 K팝을 되살려낸다. 티아라와 브라운아이드걸스가 떠오르는 일렉트로 하우스에 신사동호랭이 같은 '뽕끼' 멜로디가 결합된다. 보컬에는 오토튠이 맛깔나게 버무려진다. 감탄사·의성어 연발인 가사와 목소리는 애교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뮤직비디오도 그렇다. 마치 로봇처럼 서 있다가 엉뚱한 행동을 진지하게 하는 인물들, 고풍스러운 고급 호텔 같은 건물과 스케일이 달라지는 공간으로 진입하는 통로들은 감독 디지페디의 스타일을 연상케 한다. 이런 귀엽고도 부조리한 풍경은 K팝의 영원한 레퍼런스 고전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작의 그로테스크하거나 환각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건축물과 소녀만 남긴 것 역시 그때 그 시절 그대로다. 안무 포인트들은 당시 히트곡의 시그니처를 고스란히 인용하기도 한다.

예나는 아이즈원(IZ*ONE)으로 데뷔해 2022년부터 솔로로 나섰다. 솔로 가수가 너무 드물던 과거에도, 너무 많아진 지금도 문제는 같다. 그룹이 아닌 솔로로 활동할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적 개성과 실력이 입증돼야 함은 물론, 퍼포먼스적으로도 다인원 그룹보다 볼거리가 부족해선 곤란하다. 이에 예나는 참신함과 기발함으로 대응하고 있다. 초기부터 팝-펑크 스타일의 유쾌함이라는 음악적 기조를 선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순정만화나 일본 오타쿠 문화 등 키치적 콘셉트를 취하고, 그것에 가장 잘 맞는 음악적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게 이번에는 오렌지캬라멜부터 아이유까지 커버하는 2010년 무렵 걸그룹 음악이다.

예나 식의 '앙큼한' K팝 오마주

역시나 "정말 요즘은 이런 거 없지" 싶다. 반가워서이기도, 시대와 안 맞아서이기도 하다. 지금 걸그룹은 주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이런 시대에 밀고 당기며 연심을 사로잡겠다는 노래라니. 더구나 "Oh oh 입술 쭉" "곰이랑 여우" 같은 대목은 이마를 치게 한다. "정말 그때는 다들 그랬지" 하며. 예나는 '앙큼'하던 K팝을 오늘의 대중에게 다시 보여준다. 그건 어쩌면 지금의 K팝을 있게 한 과거 K팝에 대한 예나 식의 '앙큼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고 유쾌한 사랑노래가 금기시될 이유가 없고, 연애를 한다면야 '밀당'이나 '여우짓'의 욕망도 경원시할 이유가 딱히 없다. 지금 걸그룹이 그런 노래를 부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하지만 K팝이 가파르게 성장하던 2010년 무렵, 걸그룹이 남성 팬에게 구애하는 게 상식이던 시절의 기억은 분명 그중 하나일 테다. 예나는 그것의 무게를 걷어내면서 이런 말을 해주는 것만 같다. 2026년에도 '앙큼'하고 싶다면 해도 된다. 아니 오히려 2026년에 도달해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게 오히려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지금의 우리가 '캐치 캐치'를 듣자마자 티아라와 오렌지캬라멜을 떠올리며 뛸 듯이 반가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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