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해소" vs "도심 흉물"… 27년 된 '상인고가도로' 철거론 고개

김재현 2026. 3. 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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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 내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건립된 '상인고가도로'가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급격한 도시 구조 변화로 고가도로가 오히려 주민 불편을 가중시키면서 공간 재편과 보행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철거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여전히 적지 않은 통행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보존론과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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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가스폭발 참사 계기, 1999년 건립
인구·상권 확장 함께 핵심 시설 발돋움
시간 지나며 하부 교통 체증 문제 지적
찬성 여론 속 "여전히 중요 기능" 반론도
차량들이 16일 대구 달서구 상인네거리 상인고가도로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도심 내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건립된 '상인고가도로'가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급격한 도시 구조 변화로 고가도로가 오히려 주민 불편을 가중시키면서 공간 재편과 보행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철거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여전히 적지 않은 통행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보존론과 대립하고 있다.

25일 대구시와 달서구 등에 따르면 상인고가도로는 1995년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친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이후 주변 기반 시설 정비를 위해 정부 지원금 200억 원이 투입돼 조성됐다. 길이 535m 폭 16.5m 왕복 4차선 규모로 1999년 개통됐다.

1990년대 상인동과 월성동 등 상인네거리 부근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대형 상업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급격히 팽창했다. 해당 지역은 상화로와 앞산순환도로 등 도심 내 주요 간선도로와 맞닿아 있어 대구 서남부권 교통의 요지로 떠올랐고, 인구와 차량 역시 빠르게 늘어나 출퇴근 시간마다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대구시는 당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가도로 건설을 추진했고, 실제 개통 이후 상인네거리를 통과하던 차량 상당수가 고가도로로 분산되면서 정체 완화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고가도로가 주변 경관을 해치고 소음 등을 유발하면서 도시 미관과 보행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다 주변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는 등 일대 상권이 대대적으로 확장되면서 고가도로 아래 2차선 양측 도로는 상습 정체 구간으로 변하면서 아예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장관 달서구의원은 "평소 고가도로는 한산한 반면 고가도로 아래 양쪽 2차선 도로는 정체가 심각해 구급차가 제때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교통 정책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하기 위해서라도 노후화된 상인고가도로를 철거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로7017 보행로에서 본 서울 시내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국적으로도 '보행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고가도로는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청계고가도로는 노후화와 안전, 도시재생 사업 등을 이유로 2005년 철거됐고, 1968년 국내 첫 고가도로로 건립된 아현고가도로 역시 노후화와 도시 환경 개선 필요성 등을 이유로 철거된 뒤 해당 자리에는 중앙버스 전용차로와 보행로 등이 조성됐다. 1970년 건설된 서울역 고가도로는 '서울로7017' 이름의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1995년 준공된 부산 동서고가도로도 심각한 교통정체를 야기해 기존 고가도로의 기능을 상실됐다는 지적에 따라 철거가 논의되고 있다.

반면 고가도로가 여전히 출퇴근길 핵심 통행로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대구시도 상인네거리 통과 차량 중 76%가 고가도로를 이용 중이라 통행 개선 효과가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대구시 교통관련 기초조사'에서도 상인네거리의 일일 6시간 평균 교통량은 매년 4만여 대로 시내 주요 교차로 46곳 중 10번째지만, 통행량 감당에는 아직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인동에서 성서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김성현(52)씨는 "출퇴근 시간대에 고가도로가 없으면 신호를 여러 번 더 받을 수 밖에 없고, 차량 정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철거를 논하기에 앞서 교통량 분산을 위한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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