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들도 ‘상임위원장 독식’ 지지…국힘 입법 지체에 “책임 정치” 우선

박광연 기자 2026. 3. 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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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12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할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직 전부를 가져오겠다는 당 지도부 입장에 찬성한다는 뜻을 25일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들이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 중심으로 입법 성과를 만들어내는 책임 정치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회 제1당인 민주당에서 의장 출마 뜻을 밝혀온 김태년·박지원·조정식 의원(가나다순)은 오는 6월 시작될 22대 국회 후반기에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직 전부를 맡겠다는 정청래 대표 방침에 찬성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 협상 결과를 토대로 원 구성 방향을 결정한다.

김태년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가 사보타주(방해 공작)를 하며 입법에 소홀하다면 위원장직을 가져와서라도 돌파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때 원내대표를 맡아 상임위원장 전부를 가져온 바 있다. 김 의원은 ‘월 2회 이상 상임위 개최’ 등 국회법 조항 준수 여부에 따라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는 “국회법을 지키는 문화가 형성되면 숙의가 늘며 자연스럽게 협치와 상생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정치는 협치인데 (야당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나라와 정치를 살려야 한다”며 “법안을 무조건 상정도 안 하고 상임위를 열지 않으면 정치를 없앤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협치를 통해 지금이라도 민생 법안 처리에 협력하라”며 “협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책임 정치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국민의힘이 위원장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상정되지 않자 “후반기 상임위원장직 독점”을 언급하는 등 당내에서 관련 주장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

조정식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국정과제 입법과 민생 입법이 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에서 가로막혀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국민에게 입법과 민생 성과로 책임져야 하는 집권 여당으로서는 상임위원장을 다 갖고 와서 책임 있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고 있다. 그는 “여야 원 구성 협상이 원만히 조기 타결되면 존중하겠지만, 진행이 안 되면 (의원) 전체의 뜻을 물어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되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상임위원장 전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취지다.

이는 정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독식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상황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오는 5월 진행될 민주당 내 의장 선거에서 소속 의원 투표 80%와 권리당원 투표 20%로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만큼 의원들 표심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야당 상임위원장의 입법 비협조를 지적한 터라 ‘명심’(이 대통령 마음)에 호응한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분석된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생과 국익을 볼모로 국정 발목잡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국민의힘에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맡길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국민과 국익, 민생을 인질 삼아 국정을 마비시키는 행위는 일체 용납하지 않겠다. 향후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도 같은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원조 친이재명계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여야 관계를 경색시키는 것으로 가지 않으면 좋겠다”라며 “원래 국회는 의석수별로 상임위원장을 나눠서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하는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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