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트레일 ] 아팔라치안 트레일, 히치하이킹 기술
Part 02 / DAY 25-50 / 무게를 내려놓는 법, 마음을 짓는 법
Day 48 치킨 레이디와 다시 밝혀진 나의 길
[<사람과 산> 서경석 객원기자] AT(아팔라치안 트레일)를 걷다보면 어느새 히치하이킹 기술도 함께 성장한다. 몸은 뻣뻣하지 않게, 약간은 율동감 있게 움직이며, 담배나 선글라스는 성공률을 낮춘다는 걸 경험으로 배운다. 가장 중요한 건 하나.
"난 행복한 하이커예요."
그 사실을 얼굴로 보여주는 미소다. AT 주변의 마을에서는 보통 5분을 넘기지 않고 히치에 성공한다. 심지어 서로 태워주려고 경쟁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다. 오늘도 든든한 아침을 먹고 나와 히치하기 좋은 지점으로 천천히 걷고 있었다.
아직 엄지손가락조차 들지 않았는데, 한 SUV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내 옆에서 속도를 줄여 섰다.
"You need a ride?"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 해맑게 웃는 한 할머니가 운전석에 앉아 있다. 별 의심 없이 탔는데, 그 다음이 더 놀라웠다. 그분은 닭다리 모양 귀걸이를 달고 있었고,
"내가 음악을 틀면,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출 거야. 세 곡 들려 줄 텐데 괜찮겠니?"
안 된다고 하면 내려야 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지는 건 풍자와 익살과 유머가 뒤섞인 유쾌한 음악들. 빌 클린턴의 스캔들, 엘비스의 사생활, 체형에 불만을 가진 여성의 셀프 패러디 등. 할머니는 팔과 어께를 리듬에 맞기며 온몸으로 춤을 추었다.
그 활기와 해학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정확히 세 곡이 끝나는 순간, SUV는 트레일헤드 앞에 멈춰 섰다.
"힘내!" 그 한마디를 남기고 유유히 떠났다. AT커뮤니티에서 유명한, '맨체스터의 치킨 레이디'였다. 아침부터 넘쳐흐른 이 에너지 덕분일까, 그날 나는 34km를 걸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Shelter까지 약 6km 남겨두었을 때, 이번엔 교회에서 진행 중이던 트레일매직을 만났다. 핫도그, 삶은 달걀, 사과, 바나나, 당근, 토마토, 생수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던 이벤트의 마지막 순간에 내가 도착한 것이다.


글.사진 서경석 객원기자 ㅣ 미국 AT·PCT를 완주한 장거리 하이커. 해외 트레킹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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