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이 3천억 투자한 쉐이퍼 와인, 실제 맛보니 [식탐]

육성연 2026. 3. 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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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컬트 와인, 쉐이퍼 CEO 방한
자연주의 농법 지키며 고급 와인 생산
“신세계 투자 4년, 장기적인 미래 설계
인근 최상급 포도밭 구매, 정체성은 유지”
나파밸리 컬트 와인, 쉐이퍼 빈티지 [신세계엘앤비 제공]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쉐이퍼의 럭셔리 와인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와인이에요. 이 기다림이 예전보다 여유로워진 건 신세계그룹의 투자 덕분입니다.”

크리스 에이버리(Chris Avery) ‘쉐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하우스 오브 신세계 와인셀러’에서 열린 방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쉐이퍼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도 손꼽히는 컬트 와인(Cult Wine)이다. 컬트 와인은 소량 생산·희소성·열성 팬층을 바탕으로 높은 가격과 명성을 가진 프리미엄 와인을 말한다.

국내에선 2가지 문구로 유명하다. ‘정용진 와인’ 그리고 ‘6번 100점 받은 와이너리’다.

쉐이퍼는 와인 애호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즐겨 찾는 와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2022년 신세계그룹은 계열사인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쉐이퍼를 약 300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신세계엘앤비(L&B)가 독점 수입한다.

크리스 에이버리 CEO는 신세계 인수 후 4년 간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쉐이퍼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보다 여유로운 시각에서 경영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그는 “현재 땅을 개간해서 포도를 새로 심은 와이너리가 다섯 군데 있다”라며 “유기농법으로 와인을 만들려면 7~8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신세계의 투자로 조급하지 않게 기다리는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마켓 판매 등 단기적 판매 전략에 집중했으나, 현재는 고급 레스토랑 판매나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는 이들의 환대에도 신경 쓰는 등 장기적 시각으로 경영 계획을 세운다”라고 부연했다.

크리스 에이버리 ‘쉐이퍼 빈야드’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서초구 ‘하우스 오브 신세계 와인셀러’에서 와이너리를 설명하고 있다. 육성연 기자

쉐이퍼 앞에는 ‘100점 만점 와인’이란 수식어도 붙는다. ‘쉐이퍼 힐사이드 셀렉트(Hillside Select)’는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6번이나 100점을 받았다.

크리스 CEO는 쉐이퍼의 품질 비결로 자연주의 농법을 우선 꼽았다. 모든 포도밭은 100% 태양열 에너지를 활용한다. 자연 방제 수단으로 매와 올빼미도 활용한다. 그는 “포도밭에 긴 대를 설치해 매가 쥐 등을 쉽게 잡아먹도록 하고, 밤에는 올빼미의 사냥을 돕는 집도 만들었다”라며 “최고의 자연 환경에서 자란 포도는 스스로 깊고 복합적인 풍미를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고가의 최신 기계를 사는 등 기술 투자에도 힘쓰고 있다. 포도밭을 지나가면서 레이저를 통해 부적합한 포도를 빼내는 기계다.

현장에선 5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레드 숄더 랜치 샤도네이(Red Shoulder Ranch Chardonnay)’는 멜론과 파인애플 향이 나는 화이트와인이었다. 가벼우면서도 섬세한 맛이 돋보였다.

신세계엘앤비가 독점 수입하는 쉐이퍼 빈야드 와인 5종 [신세계엘앤비 제공]

블랙계열 과실 향이 나는 ‘원포인트 파이브 카베르네 소비뇽(One Point Five Cabernet Sauvigon)’과 강렬한 풍미의 ‘힐사이드 셀렉트 카베르네 소비뇽(Hillside Select Cabernet Sauvigon)’, 그리고 ‘TD-9 카베르네 소비뇽(TD-9 Cabernet Sauvigon)’도 맛봤다.

‘릴렌트레스 시라(Relentless Syrah)’는 시라 품종을 93% 넣고 28개월 오크 숙성했다. 크리스는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평론가에게 높은 점수를 받는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쉐이퍼의 미래에도 기대가 컸다. 크리스는 “신세계 투자로 와이너리 인근의 최상급 포도밭과 나파밸리에서 가장 높은 지역의 땅을 확보했다”라며 “나파밸리 최고의 와인을 생산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파밸리 중에서도 알짜배기로 손꼽히는 와이너리가 한국 기업에 인수된 소식은 당시 미국에서도 화제였다. 세계적인 와인 매체 와인스펙테이터는 그해 와인업계의 주요 사건 중 하나로 신세계그룹의 인수를 지목했다.

업계에선 신세계 투자 후 주목할 만한 경영 행보로 ‘서던 글레이저스’와의 유통 파트너십 체결을 꼽기도 한다. 글레이저스는 고급 와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북미 최대 주류 유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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