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이란 침공' 25일째…국제법 질서 '큰 타격'

이유 에디터 2026. 3. 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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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헌장 등 따른 침략전쟁 금지·민간인 보호 위반

핵 협상 중 임박한 위협 없는데도 선제공격

교전 지역 아닌데도 이란 지도부 표적 살해

이란은 350만 명, 레바논 100만 명 피란

이스라엘의 반인도 범죄 중동 전체로 확장

이란에 대한 수십 년 제재와 군사 공격

슈타인보크 "집단 처벌 전제 경제 전쟁"

미국과 이스라엘의 2·28 '불법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25일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미국·이스라엘의 유례 없는 대규모 폭격이 이어지고 이에 맞서 이란의 거센 반격이 맞물리면서 이미 수만 명의 사상자와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특히 가스전과 정유시설 등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이 오가면서 유가 급등 등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촉발했다.

알자지라의 집계에 따르면 24일 현재 침공을 당한 이란의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500명과 1만8551명이다. 이란의 반격에 따른 이스라엘의 사망자와 부상자는 18명과 4829명이다. 미군은 사망자 13명과 부상자 200명이다. 그리고 레바논(사망 1039명, 부상 2876명), 이라크(사망 61명, 부상 수십 명), 아랍에미리트(UAE, 사망 8명, 부상 161명), 사우디아라비아(사망 2명, 20명 부상), 오만(사망 3명, 부상 15명), 쿠웨이트(사망 6명), 바레인(사망 2명), 카타르(부상 16명), 요르단(부상 28명) 시리아(사망 4명), 팔레스타인(사망 4명) 등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6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 직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 03. 06. [WANA=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 '이란 침공'…어떤 국제법 위반?
유엔 헌장·제네바 협약·로마 규정 전방위 타격

이런 가운데 국제경제컨설팅 업체 디퍼런스그룹의 설립자이자 저명한 국제 문제 전략가인 단 슈타인보크는 '미국·이스라엘의 국제법과의 전쟁'이란 24일 자 <모던디플로머시> 기고를 통해 이번 불법적 이란 침공을 통해 두 나라가 어떻게 국제법을 훼손했는지를 조목조목 따졌다.

단 슈타인보크는 "현대 국제법 질서는 유엔 헌장(1945), 제네바 협약(1949), 로마 규정(1998), 그리고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도출된 관습법에 기초한다. 핵심 원칙에는 침략 전쟁 금지, 민간인 보호, 전쟁 범죄·반인도주의 범죄·집단학살(제노사이드)에 대한 개인의 형사 책임이 포함된다"라면서 "무력은 자위권을 행사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승인할 때만 허용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이미 이런 원칙 대부분을 위반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먼저 유엔 헌장 제2조 4항(무력 사용 금지) 위반이다. 이 조항은 유엔 회원국이 타국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을 해할 목적으로 무력의 위협이나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은 이 조항을 위반한 "침략 전쟁"이라는 얘기다.
2025년 10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당일 예루살렘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만나고 있다. 이날은 미국이 중재한 포로-인질 교환 및 하마스 간 휴전 협정이 체결된 날이었다. 2025.10.13.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의 임박한 위협 없는데도 선제공격
"자위권, 안보리 승인 때만 무력 허용"

물론 자위권(유엔 헌장 제51조)과 안보리 승인이란 예외가 있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이전엔 이들이 자위권을 정당화할 만한 '이란의 위협'은 없었다고 봤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6일 제네바 3차 핵 협상이 "상당한 진전"(중재국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부 장관)을 봤고 성공적 타결을 앞둔 시점에 예고 없이 이란을 선제공격했다. 작년 6월에도 핵 협상 도중 마찬가지로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핵시설 3곳을 때렸다.

이를 두고 슈타인보크는 "당시 개혁 성향의 신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미국, 이스라엘과의 갈등을 끝내고자 협상을 시도했지만, 그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메시아적 극우 내각이 구상한 '새로운 중동'과는 맞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지난 17일 이란 전쟁에 항의하며 사임한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은 X를 통해 "이란은 우리나라에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건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강력한 대미 로비에 의한 압박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해 이런 시각을 뒷받침했다. 국제법상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은 '임박한' 위험이 있을 때만 허용된다. 이번 이란 전쟁의 성격에 대해 슈타인보크는 "전쟁 범죄와 반인도주의 범죄로 기소됐거나 돼야만 할 네타냐후 같은 지도자들이 선동한 국제법상 불법 침략 전쟁이다"라고 규정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집요한 공격에도 하메네이 후계 모즈타바 하메네이 체제는 건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큰 그림은 알리 하메네이, 작은 얼굴그림은 그의 차암 모즈타바 하메네이.  뉴욕타임스 3월 15일

"하메네이·라리자니 암살은 국제법 위반"
선포된 교전 지역 밖의 표적 암살 불허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포함한 이란 최고 지도부 인사들에 대한 표적 암살도 심각한 국제법 위반으로 봤다. 그는 "특히 선포된 교전 지역 밖에서 이뤄지는 표적 암살은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다"라며 "이런 행위들은 타국의 영토 보전과 정치적 독립에 반하는 무력 사용 금지를 위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적 적대 행위가 없는 상황에선 자의적 생명 박탈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이 적용되며, 표적 살해는 해당 국가의 책임이 따르는 초법적 살해다"라고 비판했다. 전례로는 알리 하메네이의 오른팔이었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 사건이 있다. 솔레이마니는 2020년 1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드론 공격으로 살해됐다.

반인도 범죄와 강제 이주 문제도 심각하다. 슈타인보크에 따르면,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에서 350만 명, 레바논에서 100만 명 이상이 강제로 이주했다. 앞서 2023년 하마스의 10·7 '기습 테러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과정에서 민간 인프라 공격, 경제 봉쇄, 대규모 강제 이주, 대량 학살이 이스라엘에 의해 체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됐다. 이런 행위들은 로마 규정 제7조의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
15일, 이스라엘 북부 국경 근처 북부 갈릴리의 한 진지에서 이스라엘 자주포가 레바논 남부를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2026. 03. 15 [AFP=연합뉴스]

이란은 350만 명, 레바논 100만 명 피란
이스라엘의 반인도 범죄 중동 전체 확장

이런 이스라엘의 행위가 초기엔 가자와 요르단강 서안에 국한된 걸로 보였지만, 이젠 레바논과 이란 등 지역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봉쇄와 과도한 무력 사용, 집단 처벌 등이 그 공통점이다. 또 하나의 대표적 사례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리타니강 이남을 '안보 구역'으로 설정하고 남북을 잇는 모든 다리를 폭파하고 장기 주둔 계획을 밝힌 걸 들 수 있다. 최근 이스라엘군의 무차별적 폭격을 피해 북부로 내몰린 남부 주민 수십만 명의 귀환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슈타인보크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완충 지대를 확장하는 정책은 인구 구조 재편을 전제로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에서도 체제 약화를 목표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민족 간 분열 조장 시도가 진행 중이라고 본 슈타인보크는 "이란 체제 약화와 분열을 목표로 한 정책은 특정 종교·민족 집단을 겨냥한 문화적 집단학살과 국가 해체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제 이주에 기반한 인종 청소 혐의도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22일 새벽 이스라엘의 응급 구조대원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아라드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공망이 요격에 실패하면서 전날 이스라엘 남부의 핵도시 디모나와 아라드 두 곳에 쏟아진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2026.3.22 아라드 AFP 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수십 년의 제재와 군사 공격
슈타인보크 "집단 처벌 전제한 경제 전쟁"

그는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일방적 대이란 제재와 불법적 군사 공격을 "집단 처벌을 전제로 한 경제 전쟁을 연상시킨다"며 "경제 제재와 군사 공격의 결합은, 특히 국제법적 관점에서 정당하지 않을 때 인도주의법과 인권법상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자와 이란에서 단행된 일방적 제재는 국제법을 위반하며 부당하고 막대한 고통을 초래해 왔다"고 덧붙였다.

슈타인보크는는 "미국 주도의 서방 국가들이 무기와 자금을 지원한 이스라엘의 가자전쟁...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이르기까지 명확한 연속성이 존재한다"며 "이들의 공통분모는 과장된 자위권 선언, 취약한 인도주의법 집행, 국제법의 선택적 적용, 그리고 궁극적으론 안보리에서의 미국의 절대적 거부권 행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제법 위반이 더 많이 허용될수록 경제적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며, 군사적 파괴는 더욱 잔혹해지고 인명 피해는 더욱 치명적일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