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예측불가”…이란전쟁에 ‘자주 국방’ 목소리 키우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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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미국 없는' 자주 방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미국의 안보 우선순위에서 유럽이 뒷순위가 된 만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에만 국방을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오랜 동맹인 유럽 등에 아무런 통보 없이 위법한 전쟁을 벌였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망동 의장은 "어떻게 미국 의존에서 벗어날 것인지"가 유럽 안보의 핵심 문제가 될 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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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미국 없는’ 자주 방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미국의 안보 우선순위에서 유럽이 뒷순위가 된 만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에만 국방을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 데페아(DPA) 통신에 따르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독일 외무부 창립 75주년 기념 연설에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국제법에 반하는 것”,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정치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또 “현재 미국 행정부는 우리와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다. 이는 기존의 규칙, 동맹, 그리고 오랜 기간 쌓은 신뢰를 고려하지 않는 세계관”이라며 “우리가 이 세계관에 스스로를 맞출 이유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오랜 동맹인 유럽 등에 아무런 통보 없이 위법한 전쟁을 벌였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그는 “우리를 취약하게 만드는 (미국) 의존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보와 외교 정책뿐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등 기술 영역에서 과도한 미국 의존을 떨치자는 것이다. 의원내각제인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수반이며 국정 운영 실권은 총리에게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만큼 강경한 어조로 ‘나토 약화’를 경고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프랑스 파리 전략·방위 포럼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쏟아졌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파비앵 망동 프랑스군 합참의장은 개막 연설에서 “미국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협의 없는 철수 이후, 우리에게 알리지도 않고 중동 개입(이란 공습)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더이상 그들의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은 여전히 동맹이지만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우리 안보와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망동 의장은 “어떻게 미국 의존에서 벗어날 것인지”가 유럽 안보의 핵심 문제가 될 거라고 내다봤다.
알리스 뤼포 프랑스 국방차관은 구체적으로 “재무장을 가속화하고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한) 종속은 동맹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럽이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줄여온 국방비를 다시 늘려, 미국 없이도 러시아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유럽의 이런 반응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유럽 관계에 계속 금이 간 결과다. 백악관은 지난 연말 낸 국가안보전략 문서에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패권 재건과 중국의 아시아 진출 저지를 주요 과제로 꼽은 바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를 향해선 “전략적 안정을 재구축”해야 한다고만 했다. 유럽에서는 미국이 유럽 방위에서 차츰 손을 뗄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주장은 이런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미국이 이스라엘과만 상의해 이란과의 전쟁을 일으키자, 유럽에선 자주국방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었다.
다만 유럽 주둔 미군 10만명과 핵무기 등 전략 자산을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유럽의 고민이다. 나토는 군사위성 등 정보 자산과 지휘통제 체계도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켈 휠고르 덴마크군 합참의장은 23일 “지금 당장 싸워야 한다면 지금 갖고 있는 것으로 싸워야지, 앞으로 가질 것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며 각국이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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