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규홍의 리걸마인드] 출범 앞둔 공소청·중수청...'보완수사권'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부산돌려차기사건, 스토킹 보복 범죄 등에서 보완수사권 활약
조국 사태·이재명 대장동 사건 등 악명...李 "보완수사권 예외적으로 필요"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위한 법안의 국회 입법 절차가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완료됐다. 사진은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552779-26fvic8/20260325163024111ezcn.jpg)
이에 따라 오는 10월 출범하는 공소청은 검찰의 본래 기능인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만을, 중수청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였던 중대 범죄(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등) 기능을 담당하게 됐다.
신설된 두 법안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는 물론 경찰, 중수청 등 타 수사기관에 대해 관여할 가능성을 차단한 것에 있다. 법안을 주도한 범여권은 검사의 직무를 '공소 제기 및 유지'로 제한했다. 당초 공소청법 정부안에 담겼던 검사의 직무인 '범죄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 지휘·감독'도 제거했다. 이에 따라 말 그대로 공소청 검사는 수사를 일체하지 못하고 공소 기능만 담당하게 됐다.
그간 보완수사권은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들의 부실수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해 2022년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보완수사권이 제 역할을 한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 사건은 당초 1심에서 피의자 이현우의 살인미수 혐의만 인정돼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의 청바지 겉면에서만 이씨의 DNA가 검출되어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폐쇄회로(CC)TV화면에서는 이씨가 피해자 여성을 끌고 가는 장면이 버젓이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고 결국 경찰의 초동 대처 미흡과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이후 검찰은 항소심 단계에서 보완수사에 나섰고 피해자의 의복 120여 개 부위에서 DNA 샘플을 다시 채취해 대검찰청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청바지 안쪽 허리와 허벅지 등 5곳에서 피고인의 DNA가 새롭게 발견됐고 이씨는 항소심에서 형량이 징역 20년으로 증가했다. 피해자 여성 역시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진실이 묻혔을 것이라는 입장을 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보완수사권을 폭넓게 인정할 경우 공소청 검사들이 보완수사를 명목으로 별건 수사를 벌이거나 과거 특수부처럼 직접 수사를 확대해 검찰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전 법무부장관)의 경우로 과거 조 대표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초 조 대표의 의혹(자녀 입시 비리·사모펀드 불법 투자·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서 수사를 시작했지만 이후 수사 대상을 점차 조 대표 일가와 지인들로 확대했다.
당시 검찰은 조 대표가 장관에 지명된 이후 약 100여 곳에 대해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 대표의 사무실과 PC를 비롯해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한 검찰은 조 대표 혐의와 관련이 없는 조 대표 부모가 세운 학교법인 웅동학원, 조 대표 자녀 조민 씨의 일기장·중학교 시절 성적표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무리한 수사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조 대표 일가 수사는 120일 이상 지속됐는데 이는 이명박(88일), 박근혜(151일) 전 대통령 수사와 비교해도 매우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아직까지 따라오고 있다.
당시 조 대표와 연관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조 대표의 지인들과 대학교수 등 시민들은 검찰이 인권을 유린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을 넣기도 했다.
또한 검찰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 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발생한 대장동·위례신도시 관련 사건, 성남 FC 후원금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으로 수사를 벌여 당시 윤석열 정부의 정적 죽이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간 검찰로부터 고난을 많이 당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수사 과정에서 무고한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고,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선 "보완수사 안 하는 게 맞지만, 예외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예를 들어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경찰에서 송치됐다면, 간단한 확인만으로 기소가 가능한데도 다시 경찰로 보내고 받는 데 이틀씩 걸리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보완수사권이 국민의 권리 구제에 더 유리하다는 설명을 내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도 존폐를 두고 입장이 분분하다. 대한변호사 협회가 지난해 전 회원을 상대로(소속 변호사 2383명)실시한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을 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8.1%인 2101명이 찬성 의견을 밝혔다.
찬성 응답자의 44.6%(1064명)는 '보완수사 요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부여해야 한다'고 답했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는 32.1%(765명), '보완수사 요구권 및 기소 전 조사권 부여'는 11.4%(272명) 차례였다.
부장검사 출신의 이진호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는 통화에서 "검찰권 남용에 대한 우려때문에 여당에서 검찰권 차단의 차원에서 없애려고 하는 거 같다"며 "검찰에서 일을 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검찰권을 남용한 사례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그는 "보완수사권이든 수사지휘권이든 그런 게 있었기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진 게 굉장히 많았다고 본다"며 "그런데 일부 사건에서 발생한 문제들 때문에 아예 없애버린다는 것은 향후 수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애초에 보완수사권 존치를 할 것이라면 공소청과 중수청을 나누는 등 검찰 개혁을 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공소청과 중수청을 나누기로 했는데 보완수사권을 그냥 둔다면 기존의 검찰청과 과연 뭐가 다를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왕 만들었으면 당분간 지켜보는 것이 맞고, 시행착오가 있다면 향후 개정안을 통해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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