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울릉도의 눈·바다·옥수수가 교과서죠”... 섬 교육의 ‘퍼스트 무버’ 석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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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저동항이 내려다보이는 저동초등학교.
이곳의 교육 현장은 여느 육지 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저동초는 지난해 '아름다운 학교' 전국 대상을 수상하며 ESG 교육의 실천 모델로 우뚝 섰고, 올해는 유네스코 학교 네트워크(ASPnet) 회원교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석 교감은 "울릉도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가장 풍요로운 생태 교육의 보고(寶庫)"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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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출수 수영장·눈썰매장 등 학교 문턱 낮춰 지역 상생 모델 구축

울릉도 저동항이 내려다보이는 저동초등학교. 이곳의 교육 현장은 여느 육지 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여름이면 봉래폭포의 차가운 암반 용출수를 끌어와 학교 운동장에 수영장을 만들고, 겨울이면 눈 덮인 학교 계단이 천연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고립된 섬의 환경을 ‘결핍’이 아닌 ‘특권’으로 바꾼 주인공은 이 학교 석훈(51) 교감이다.
석 교감은 교육계에서 손꼽히는 ‘기획 전문가’이자 ‘국악 교육의 권위자’다. 2002년 대구교대를 졸업한 뒤 20여 년간 포항 등지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국악 영재학급 운영, 교육부 교육과정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3년 고향과도 같은 울릉도로 부임한 그는 섬 아이들에게 ‘울릉도다운 교육’을 선물하기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맸다.

그가 부임 후 가장 먼저 공을 들인 것은 ‘HIM(Health·Interaction·Marine)’ 교육과정이다. 울릉도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해양 환경 생태 교육과 미래 소통 교육을 결합했다. 특히 한국해양소년단과 협력해 수중 드론과 로봇을 활용한 생태 교육을 도입하고, 울산의 사회적 기업과 손잡고 해양 보호 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등 학교 담장을 넘나드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석 교감의 교육 철학은 ‘지역 상생’이라는 따뜻한 뿌리 위에 서 있다. “학교는 마을의 심장이 되어야 한다”라는 그의 신념대로, 저동초는 지역 업체와 협업한 ‘따자캠스(다이빙·자전거·캠핑·스키)’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섬 생활의 즐거움을 일깨워준다. 특히 여름철 교내 수영장을 지역민에게 개방하고 족욕 시설을 제공하는 등 학교 문턱을 낮춰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돌봄 체계를 구축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진심 어린 노력은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저동초는 지난해 ‘아름다운 학교’ 전국 대상을 수상하며 ESG 교육의 실천 모델로 우뚝 섰고, 올해는 유네스코 학교 네트워크(ASPnet) 회원교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최근에는 KBS 울릉방송국과 함께 ‘학생 기자단’을 출범시켜, 섬 아이들이 직접 주인공이 돼 울릉도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통로까지 마련했다. 무엇보다 ‘독도 옥수수’ 박사로 알려진 김순권 박사와 협력해 학교 텃밭에서 울릉도 고유 품종을 재배하며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대목은 교육계에 신선한 울림을 주고 있다.
석 교감은 “울릉도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가장 풍요로운 생태 교육의 보고(寶庫)”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자신이 태어난 땅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곳에서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당당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징검다리 역할을 멈추지 않겠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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