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 누구?…참치 유통업 하다가 사탕수수밭 살인마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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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국내 마약 시장을 장악한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검거 9년 만에 한국으로 송환됐다.
필리핀 법정에서 2020년 60년 징역형을 받은 박왕열은 국내 재판이 마무리된 후 필리핀으로 돌아가 남은 형을 끝마치고 한국에 다시 돌아와 복역해야 한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던 2016년 10월 유사수신 범죄를 저지른 뒤 도주해 온 한국인 남녀 3명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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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유통업 하며 다단계 모집 활동
필리핀 도주 후 한국인 남녀 3명 살해
교도소서 '사라 김' 만나 마약 유통 눈떠
"해외에 숨은 범죄자 반드시 대가 치러"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국내 마약 시장을 장악한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검거 9년 만에 한국으로 송환됐다. 앞서 송환된 탈북자 출신 마약왕 최정옥(39)과 이들에게 마약을 유통한 밀수 총책 '사라 김' 김형렬(51)까지 일명 '동남아 3대 마약왕'은 모두 한국 땅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25일 오전 필리핀으로부터 박씨를 국내로 임시인도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시인도는 형사 절차를 위해 인도 청구국(한국)이 피청구국(필리핀)에 현지 재판 또는 형 집행 절차 중단을 요청하고 임시로 데려오는 제도다. 필리핀 법정에서 2020년 60년 징역형을 받은 박왕열은 국내 재판이 마무리된 후 필리핀으로 돌아가 남은 형을 끝마치고 한국에 다시 돌아와 복역해야 한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 17분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남색 모자를 쓴 수염 덥수룩한 얼굴을 드러냈다. 양팔로 문신이 보였고, 손목을 감싼 수건 아래로는 수갑을 차고 있었다.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던 그는 인파 속 누군가를 향해 "너는 남자도 아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왕열은 2010년대 초반 평범한 수산물 유통 업체 사업가였다. 필리핀에서 공수한 생참치를 국내 백화점에 납품하고 '참치 해체쇼' 행사를 열어 언론 인터뷰도 했다. 하지만 사업이 기울고, 1조 원대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인 'IDS홀딩스'에서 모집책 활동을 하다 경찰 수사망에 오르면서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던 2016년 10월 유사수신 범죄를 저지른 뒤 도주해 온 한국인 남녀 3명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들의 도피 자금으로 투자를 하던 중 수익금 분배 요구가 이어지자 팜팡가주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이들 3명을 모두 살해 유기했다. 100억 원대의 도피 자금을 들고 도망쳤지만 37일 만에 현지 경찰에게 붙잡혀 살인죄로 수감됐다.
수감 후에는 두 번이나 탈옥을 감행했다. 2017년 3월 이민국 외국인 보호소 천장을 뚫고 탈출했다가 3개월 만에 대량 마약을 소지한 채 붙잡혔다. 2019년 10월엔 법정을 다녀오던 중 호송관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식당에서 도주했다. 필리핀 법정은 1년 뒤 붙잡혀 온 그에게 징역형(장기 60년·단기 52년)을 선고했다.
박왕열이 거물급 마약왕이 된 건 수감 중 '사라 김'을 만난 게 계기가 됐다. 마약 유통 네트워크를 전수받았고, 실제 탈옥 직후 텔레그램에서 '바티칸 킹덤'이라는 마약 유통 조직을 구축했다. 재수감된 후에는 국내에 매달 300억 원 규모의 마약을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수익으로 에어컨이 구비된 개인실에서 생활하는 등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해왔다고도 한다.
박왕열의 신병을 인계받은 경기북부경찰청은 20명의 전담 인력을 꾸리고 마약 밀수입과 유통 혐의에 대한 여죄와 공범, 범행 수법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인천공항 브리핑에서 "범죄조직 실체 규명과 범죄수익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환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박왕열의 임시인도를 요청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SNS에 "대한민국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고 했다. 박왕열에 앞서 송환된 최정옥은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으며, 김형렬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을 확정받았다.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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