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두고 곁가지 정리하는 오픈AI..AI 영상 도구 ‘소라’ 접고 사업 재편

김성민 기자 2026. 3. 25. 15: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앤스로픽에 추격당하는 오픈AI
본질에 집중 나서
서비스를 종료하는 오픈AI의 소라.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사용자가 감소하며 주목도에서 경쟁사 앤스로픽에 밀리고 있는 오픈AI가 ‘곁가지 사업’을 접으며 사업 재편에 나섰다.

오픈AI는 24일(현지 시각) 작년 출시한 인공지능(AI) 비디오 생성 도구인 ‘소라(Sora)’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픈AI 소라팀은 소셜미디어 X 공식 계정을 통해 “소라와 작별 인사를 한다”며 “조만간 사용자들이 소라에서 작업한 내용의 보존 방법에 대해 공유하겠다”고 했다. 오픈AI는 또 작년 야심차게 선보인 AI 쇼핑 기능인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종료하기로 했다.

테크 업계에선 그동안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문어발 형태’로 쏟아냈던 오픈AI가 앤스로픽에 추격당하자 곁가지를 치고 B2B(기업 간 거래)와 코딩 기능 개발 등 돈을 버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으로 본다. 특히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면서 시장 주목도를 높이고,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추격당하는 오픈AI

테크 업계는 최근까지 오픈AI가 소라를 챗GPT에 통합하며 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봤다. 작년 하반기 출시된 AI 영상 제작 도구 소라는 초기 흥행했지만 중국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등 성능이 더 뛰어난 후발 주자가 나타나며 인기가 떨어졌다. 모바일 앱 시장 분석 업체 앱피겨스에 따르면, 소라 앱의 올해 1월 다운로드 수는 전달 대비 45% 감소한 약 120만건에 불과했다. 한때 1위였던 앱스토어 순위는 올해 초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오픈AI 내부에서도 소라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소라가 컴퓨팅 자원을 과도하게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오픈AI는 더 나은 AI 모델 개발을 위해 컴퓨팅 연산 능력이 더 필요해졌고 결국 소라 서비스 종료를 선택했다. 오픈AI는 작년 12월 디즈니에게 10억달러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디즈니 캐릭터 사용 라이선스를 확보했는데, 소라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이 합의도 물거품이 됐다. 자금 10억달러 확보보다 사업 재편을 택한 것이다. 디즈니 측은 “오픈AI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소라 연구팀은 해체되지 않고, 로보틱스를 위한 ‘월드 시뮬레이션’ 연구로 임무를 전환한다.

오픈AI의 소라 서비스 중단은 AI 제국을 이룬 오픈AI가 선택과 집중에 나설 정도로 코너에 몰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AI 업계의 ‘대표 스타’는 오픈AI가 아닌 앤스로픽이다. 앤스로픽은 AI 에이전트 코워크가 가능성을 보여주며 크게 주목받았고, 미 트럼프 행정부와 ‘AI 무기화’ 관련 갈등을 빚으며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반면 오픈AI는 사용자가 하향세다. 모바일 분석 업체 앱토피아에 따르면 챗GPT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월 69.1%에서 올 1월 45.3%로 급락했다. 제미나이, 클로드, xAI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과 대조된다. 인재 유출도 심각하다. 벤처캐피털 시그널파이어에 따르면 오픈AI 엔지니어가 앤스로픽으로 이직할 확률은 그 반대보다 8배 높았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오픈AI는 올해 140억달러(약 21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흑자 전환 시기도 앤스로픽보다 2년 정도 늦은 2029년 이후로 예상된다. 실제 돈이 되는 기업용 대규모언어모델(LLM) 시장에서 오픈AI는 앤스로픽에 밀렸다. 멘로벤처스의 작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용 LLM 시장에서 오픈AI는 27%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앤스로픽은 40%였다. 자칫 매출 규모에서 오픈AI가 앤스로픽에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올 1월 기준 오픈AI의 연간 반복 매출(ARR)은 200억달러, 앤스로픽의 ARR은 90억달러였지만 2월에는 오픈AI ARR이 250억달러, 앤스로픽의 ARR이 190억달러를 기록하며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기술 자랑은 끝. 이제 돈 벌어야 하는 시간

오픈AI의 행보는 AI 업계의 ‘허니문 기간’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AI로 무엇이 가능한지를 펼쳐 보이던 시대는 끝나고, 이제 이를 적용해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이다. AI 시장이 ‘콘텐츠 생성’에서 ‘기업 생산성·개발 도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IPO를 준비 중인 오픈AI로서는 어떻게든 주목도를 높여 AI 대표 기업임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소라 서비스 중단은 그동안 여기저기 벌여 놨던 사업을 정리하며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역할부터 재정립했다. 그는 24일 내부 미팅에서 자신이 그동안 맡았던 회사 안전 및 보안팀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 권한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자본 조달, 공급망 관리, 전례 없는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올트먼 CEO는 또 오픈AI의 새로운 AI 모델 개발 소식을 공개했다.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스퍼드(Spud)라는 코드명의 차세대 주요 AI 모델 초기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히고, “몇 주 안에 오픈AI가 경제를 실질적으로 가속할 수 있다고 믿는 매우 강력한 AI 모델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픈AI는 흩어졌던 사업을 모아 효율성을 높이고 남는 리소스를 핵심 제품과 서비스를 더 뾰족하게 만드는 데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오픈AI는 지난주 챗GPT와 코딩 에이전트인 코덱스, AI 브라우저 아틀라스를 통합한 데스크톱 ‘수퍼앱’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디인포메이션은 “피지 시모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가 이끄는 조직의 이름을 ‘AGI(일반 범용 인공지능) 배포 팀’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AI 기업들의 목표인 AGI를 팀 이름으로 설정해 목표를 분명히 하고 주목도를 높이는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