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0원이 2만원 됐다”…편의점 세 곳 돌게 만든 ‘황치즈 과자’ 정체 [일상톡톡 플러스]
중고가 최대 4배 형성…생활 소비재 번진 리셀
3조원 과자 시장, 과일 대신 ‘짙은 디저트’ 부상
마트 과자 매대 앞에 선 직장인 김모(32) 씨는 ‘황치즈칩 일시 품절, 입고 시기 미정’이라는 안내문을 한참 바라보다 발걸음을 돌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제품을 구하려 퇴근길 편의점을 세 곳이나 들렀지만 번번이 허탕이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국내 과자류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시즌·트렌드형 신제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기 흥행 성과가 브랜드 경쟁력과 직결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자 시장에서도 ‘한정판 → 품귀 → 리셀’ 공식이 반복되면서 소비 트렌드의 확산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품귀 현상은 유통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국가데이터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식품 온라인 거래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증가 흐름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특정 제품이 단기간 전국 단위 품귀 상태로 번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촉촉한 황치즈칩’은 출시 이후 약 2주 동안 주요 유통 채널에서 품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는 재입고 문의가 급증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제 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16개입 제품 한 상자를 약 2만원 수준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대형마트 판매가 4480원과 비교하면 정가 대비 약 4배 이상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셈이다. 운동화나 명품 중심이던 리셀 소비가 생활 밀착형 식품 영역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봄 시즌 공식 흔들
그동안 봄 시즌 한정판 과자는 딸기나 레몬 등 과일 맛 중심 전략이 일반적이었다. 계절감과 상큼한 이미지를 결합한 제품 콘셉트가 업계의 관행처럼 자리 잡아 왔다. 이번 황치즈칩은 이러한 공식을 깨고 짙은 풍미의 디저트 트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황치즈 디저트’ 선호 흐름을 반영한 전략이 단기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촉촉한 초코칩’ 생산 공정을 활용해 제조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맛 차별화를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공급 확대에도 체감 품귀 당분간 지속 가능성
유통 현장의 시선은 비교적 신중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마트 MD는 “과자를 수집하거나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소비 흐름은 이미 식품업계에서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며 “현재 형성된 웃돈은 공급이 수요를 일시적으로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 단기 가격 왜곡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업계 추산 기준 전국 편의점 수가 약 5만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점포당 공급량은 평균 4박스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웃돈 구매 주의: 다음달 약 20만박스 추가 물량이 전국 유통망에 순차 공급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 형성된 중고 가격은 공급 확대 시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편의점 앱 활용: 각 편의점 브랜드의 재고 조회 기능을 활용하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입고 시간대는 주로 늦은 오후나 심야 시간대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상시 판매 가능성: 제조사 측은 시장 반응에 따라 정식 제품 편입을 검토 중이다. 고가 구매보다 출시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 소비 전략이 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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