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도 전에 ‘혐의없음’, ‘김건희 봉사자’ 검찰...개나 말의 마음, 부끄러움, 수락석출(水落石出)[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황제조사'는 새 발의 피...'혐의없음 불기소 문건' 작성해 놓고 짜맞추기 조사
![▲ 김건희 전 여사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kbc/20260325150405575vnlv.jpg)
요즘 하도 뭘 조금만 삐끗, 잘못 썼다 하면 '기레기, 기레기' 소리도 많고. 꼭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기사에 '충격' '헉' '경악' 이런 단어는 안 쓰려고 하는데 이건 정말, '헉, 충격, 경악'입니다.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검찰 무혐의 처분 얘기입니다.
무슨 출장뷔페도 아니고 검찰총장도 패싱하고 대통령실 경호처가 관리하는 안가에 수사 검사들이 쪼르르 출장수사를 가서 휴대폰 같은 거 다 반납하고 김건희 조사가 아닌 '알현'을 하고 왔다 비아냥을 받았던 이른바 '황제조사'는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김건희 출장조사 2개월 전에, 김건희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분 5달 전에 검찰이 이미 '불기소 문건'을 만들어 놨다고 합니다.
JTBC 단독보도인데, 김건희 특검이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검찰 문건과 메시지를 확보했고, 미처 수사를 다 못해 2차 종합특검에 관련 압수물들을 넘겼다고 합니다.
◇'친윤 검사' 이창수 중앙지검장 "죄가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고 할 것이다"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kbc/20260325150406867hqnp.jpg)
2024년 5월 김건희 씨를 검찰청사로 불러 조사하려던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영전 외피를 쓰고 사실상 좌천돼 날아가고, 5월 16일 '친윤 검사'로 분류되는 이창수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습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취임 당일 김건희 씨 수사 관련 "성역 없이 엄정 대응하겠다.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제대로 하겠다. 죄가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고 할 것이다"라고 법과 원칙을 강조합니다.
죄가 있으면 있다 하고 없으면 없다 할 것이다. 그럴듯합니다.
윤석열 위에 김건희, V-1 위에 V-0, '천하의 김건희'를 상대로 '죄'를 논하다니. 멋있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립 서비스' 정도가 아닌 '대국민 사기'아니었나 싶습니다.
같은 달 김건희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 컴퓨터로 문건 하나가 작성됩니다.
2024년 7월, 김건희 황제조사 두 달 전입니다.
◇김건희 불기소 문건, 김건희 '예상 진술' 담겨...'증거불충분' 미리 적시, 무죄 줄 결심
![▲ 김건희 전 여사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kbc/20260325150408382htly.jpg)
문건엔 아직 조사도 하지 않은 김건희 씨의 '예상 진술'이 담겨 있습니다.
김건희 씨 진술의 허점을 파고들기 위해 예상 진술을 작성한 건 아닐 겁니다.
그 반대. 김건희 씨의 진술을 예상해 거기에 장단을 맞춰주기 위해 작성했을 겁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검 내부 메신저에선 '불기소 문건을 참조하라'는 대화가 검사들 사이에 오갑니다.
이 와중에 깨알같이 '무죄 판례를 찾아보라' 꼼꼼하게도 챙깁니다.
문건엔 또 '증거불충분'이라는 다섯 글자도 담겨 있습니다.
이 증거불충분 다섯 글자는 검찰이 실제 김건희 씨를 무혐의 처리하며 쓴 불기소장에 그대로 다시 등장합니다.
증거불충분.
한마디로 불기소 문건을 미리 작성, 봐 줄 결심, 무죄 줄 결심,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결심을 하고 황제조사라고 '조사'를 하고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겁니다.
2024년 10월 17일.
김건희 씨에 대해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하고 수사팀을 총괄지휘한 조상원 당시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김건희, 법무부 장관에 내 수사는요?...검찰 알아서 기었다면 굴욕, 무서워서 누웠다면 치욕
![▲ 김건희 전 여사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kbc/20260325150409688befp.jpg)
김건희 씨가 TV로 저 발표를 보면서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흥, 검찰 것들.' 이랬을까요. 어차피 그렇게 될 것, 아예 관심 밖, 보지도 않았을까요.
김건희 씨가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물었다고 하는데. 검찰, 검사들. 출세를 위해서건 무엇을 위해서건 알아서 기었다면 '굴욕'이고, V-0 김건희가 무서워서 누웠다면 '치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이럴려고 검사가 됐나. 혹시 부끄러움이나 자괴감 같은 건 들지 않았는지 개인적으론 궁금합니다.
◇김건희 무혐의 처분 뒤 수사보고서 다시 고쳐 써...날짜는 무혐의 처분 이전으로 '조작'
통상 수사보고서를 쓰고 처분을 결정하는데 앞뒤가 바뀐 겁니다.
검찰이 수사보고서를 완료한 날짜를 무혐의 처분 이전으로 허위 기재한 정황도 특검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기왕 무혐의 처분을 내린 걸. 굳이 번잡스럽게 수사보고서를 고쳐 쓰고 날짜도 바꾸고. 왜 그랬을까요.
김건희 씨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나면 야당이나 진보 시민단체들이 가만있을 리 없습니다.
명약관화(明若觀火)라고 하지요.
다시 수사하라는 재수사 요청 항고장이 서울고검에 접수될 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실제 재수사 요청 항고장이 서울고검에 접수됐습니다.
◇수사보고서 재작성, 재수사 요청 대비 김건희 무혐의 결론 논리 보강 의심

결론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재수사 항고에 대비해 즉 재수사를 피하기 위해 김건희 씨 무혐의 논리를 보강하려 수사보고서를 다시 고친 것 아니냐는 게 특검의 의심입니다.
앞서도 한번 얘기했는데, 검사들, 진짜 깨알들 같습니다.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검찰은 모르겠는데, 제가 자괴감이 듭니다.
표현이 좀 그런데, 강도살인을 저질러 놓고 수사선상에 오르는 걸 피하기 위해, '완전범죄'를 꿈꾸며 시신을 암매장해 감추는 게 연상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견마지심(犬馬之心)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개와 말의 마음. 개나 말이 주인에게 본능적으로 충성하듯, 임금이나 나라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충성하는 것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입니다.
◇검사 선서,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한다...김건희에 봉사, 안 부끄러운가
![▲ 1심에서 김건희 징역 1년 8개월 선고를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kbc/20260325150412474mqrv.jpg)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검사 임용장을 받으면서 검사들이 하는 '검사 선서'의 일부입니다.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 했는진 잘 모르겠고. 김건희 불기소 문건.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김건희를 섬기고 김건희에 봉사'를 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견마지심, 견마지로. 기꺼이 개나 말의 마음으로, 개나 말의 노력을.
'수락석출'(水落石出)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중국 송나라 때 소동파가 삼국지 적벽대전의 무대 '적벽'을 보고 지은 '적벽부'(赤壁賦)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견마지로' 검찰...수락석출, 물이 빠지면 돌이 드러나듯 진실 흑막은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나
물이 빠지면 강바닥 돌이 드러나고, 안개가 걷히면 우뚝 솟은 산이 다시 나타납니다.
'헉, 충격, 경악'의 김건희 무혐의 문건, 수사보고서 변경, 날짜 허위 기재. 도대체 누가 지시했고, 누가 실행했고, 어디까지 관여가 된 것인지. 당연히 2차 특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 밝혀야 합니다.
밝혀서 응분의 처벌을 해야 합니다.
혹, 그 전에, '용기'라고 하긴 뭣하지만, '양심선언' 비슷하게 내가 했다, 내가 시켰다, 자수하는 검사는 혹시 없을까요.
'김건희 봉사자' 검사들에 무슨 그런 기대를.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처럼 쓸데없는 난망한 기대일까요.
문득, 오늘 오전 필리핀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된 '마약왕' 박왕열이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이 없냐'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하다 갑자기 안면이 있는 듯한 기자를 좀 섬칫한 눈으로 노려보며 문신을 한 팔로 손가락질을 하면서 "넌 남자도 아녀"라고 말하고 공항을 빠져나간 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헉, 충격, 경악'의 검찰 행태...국정조사·2차 특검, 명명백백 낱낱이 밝혀 일벌백계 삼아야
![▲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김건희 전 여사(오른쪽)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5/kbc/20260325150413802blfe.png)
이제 국회가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조작 기소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야당에선 '이재명 공소취소 사전작업', '이재명 퇴임 안전판 마련'이니 뭐니 말이 많은데. 여기선 또 얼마나, 어떤, 검찰의 '헉, 충격, 경악' 행태들이 드러나게 될까요.
수락석출. 검찰을 덮고 있던 김건희-윤석열이라는 물은 이제 다 빠지고 없습니다.
윤석열 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와 내란·김건희 2차 종합특검.
정치적 논란과는 별개로. 가려졌던 것, 가리려고 했던 것, 윤석열-김건희 치마에 덮혀져 우리가 보지 못한, 볼 수 없었던 검찰의 돌덩이들, 흑막들을 싹 다 드러내서 일벌백계로 삼길 바라고 또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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