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환율 1500원에 달러 매도 행렬… 여행·유학·구독료 부담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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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냄새가 나는 달러 뭉치까지 들고 오는 손님도 있어요."
직원은 "외국인도 많지만 집에서 모아둔 달러를 환율이 올랐을 때 팔려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 환전소 관계자는 "오래된 고무줄에 묶인 달러를 들고 오는 경우도 있다"며 "환율이 오르자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한 달 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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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유학생은 “생활비 부담 커져”
구독료까지 들썩… 고환율, 소비 전반 압박
“장롱 냄새가 나는 달러 뭉치까지 들고 오는 손님도 있어요.”
지난 24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 앞. 번호표를 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고, 창구에는 달러를 내밀며 원화로 바꾸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직원은 “외국인도 많지만 집에서 모아둔 달러를 환율이 올랐을 때 팔려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1500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묵혀둔 달러 쏟아진다”… 환전소 ‘특수’
이날 명동 일대 환전소에는 달러를 팔려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 환전소 관계자는 “오래된 고무줄에 묶인 달러를 들고 오는 경우도 있다”며 “환율이 오르자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한 달 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환전 수요가 늘면서 일부 환전소는 ‘환율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방문객이 평소보다 크게 늘고 매출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장송기(64)씨는 “30여 년 전 IMF 외환위기 이후 모아온 달러를 일부 팔기 위해 나왔다”며 “환율이 가장 좋다는 곳을 찾아 직접 왔다”고 말했다.

다만 늘어난 손님을 감당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한 환전소 직원은 “달러를 파는 손님은 많지만 은행이 사설환전소에 원화를 잘 안푼다”라며 “2년 전에 비해 10분의 1밖에 못 받고 있어, 손님이 있어도 거래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반면 달러가 필요한 해외여행객이나 유학생을 둔 가정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고환율 여파가 소비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해외여행 비용이 오르면서 여행객들은 항공권과 숙박비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 오는 11월 신혼여행을 계획 중인 30대 김모씨는 “유류할증료가 오르면서 비행기 표값과 숙박비가 함께 뛰었다”며 “이 돈이면 가전제품 하나를 새로 살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학생을 둔 가정의 부담도 커졌다.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낸 한 학부모는 “예전에는 매달 300만원 정도를 보냈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400만원 가까이 든다”며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해외 서비스 구독료도 ‘직격탄’
달러로 결제되는 구독 서비스 이용자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나 일부 소프트웨어는 달러 기준으로 요금이 책정돼 환율 상승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 수준이던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월 20달러 수준의 ‘챗지피티 플러스(ChatGPT Plus)’ 구독료는 연간 부담이 약 3만6000원 늘어난 셈이다. 환율 변동만으로 실질 구독료가 10% 이상 오른 효과다.
국내에서 원화로 결제하는 구독 서비스 역시 영향권에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은 현재 원화 결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이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 영향이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 경제로 확산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석병훈 교수는 “고환율은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환율이 15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경우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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