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물 들어온다”···자산운용사 ‘국내투자 ETF’ 라인업 강화

최동훈 기자 2026. 3. 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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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 펀드 규모, 전년比 2.4배↑··· “K증시 상승 기대감”
한국투자·한화, 국내 종목 담은 액티브 ETF 선봬
KB자산운용, 코스피·코스닥 ETF 보수율 대폭 인하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향후 거래 확대가 예상되는 국내 증시를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강화한다. 자산운용사들은 테마를 차별화한 상품을 신규 설정(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의 보수율을 낮춰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신탁형 펀드의 설정 원본은 지난 23일 기준 913조798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에 기록한 796조2482억원에서 2개월여 만에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에 투자하는 투자신탁형 펀드가 465조4089억원에서 478조486억원으로 2.7% 늘어난 것에 비해 큰 증가폭을 보였다.
자산운용사별 ETF 설정·재편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투자신탁형 펀드는 운용 손익을 투자 원금과 함께 돌려받는 형태의 펀드로, ETF가 이에 속한다. 투자자가 수익뿐 아니라 주주나 조합원으로서 자격을 얻고 소유권이나 의결권을 각각 확보하는 투자회사형 펀드, 투자조합형 펀드와 대조된다.

설정 원본은 자산운용사와 투자자가 펀드에 투자한 원금을 뜻한다. 설정 원본이 클수록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진 인기 상품으로 평가된다. 국내에 투자하는 투자신탁형 펀드의 설정 원본이 해외에 투자하는 투자신탁형 펀드보다 더 큰 것은 그만큼 투자 수요가 모인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투자 펀드의 확대는 국내 증시를 테마로 한 ETF가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자자들이 증시 부양책,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출시, 거래시간 연장 추진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관련 ETF에 적극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은 각각 1599조6412억원, 762조4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코스피 585조3072억원, 코스닥 401조937억원을 기록한데 비해 173.3%, 90.1%씩 대폭 증가했다. 합산 증가율은 140.2%에 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오는 31일 상장할 ETF 'ACE K수출핵심TOP10산업액티브'를 소개하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 /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 글로벌 성과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성장성 엿보여"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증시 투자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국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ETF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성장성 높은 종목을 ETF 상품에 수시로 바꿔 담아 운용 성과를 높이는 액티브 ETF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최근 중동 전쟁의 여파로 횡보 중인 국내 증시에서 종목의 옥석 가리기에 피로감을 느끼는 가운데, 액티브 상품으로 투자 부담을 덜어준단 복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31일 수출 성과가 우수한 국내 업종별 종목을 담은 'ACE K수출핵심TOP10산업액티브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반도체, 자동차, 콘텐츠 등 여러 업종에서 대표적인 코스피·코스닥 종목을 기초자산에 편입한단 방침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은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사장 최대의 수출을 기록했다"며 "ACE K수출핵심TOP10산업액티브 ETF는 수출 기업 중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과 기업에 집중 투자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 24일 상장한 ETF 상품인 PLUS K제조업핵심기업액티브의 홍보 이미지. / 자료=한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전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원자력, 바이오 등 분야별 제조업 종목에 투자하는 'PLUS K제조업핵심기업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업종별 경쟁 우위를 갖춘 유력 종목에 70% 가량 투자하고,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주로 나머지 30%를 채울 계획이다.

김서영 한화자산운용 ETF전략운용팀 매니저는 "한국은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성장 분야에서 글로벌 최상위권의 제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제조업의 판이 바뀌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한국 (제조업에 대한)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이날 국내시장복귀계좌(RIA)를 통해 매수하도록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ETF 상품을 소개하는 이미지. / 사진=한화자산운용

◇ 연금 계좌에 담을 ETF로 국내 증시 테마에 주목하기도

현재 거래 중인 ETF의 상품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은 기존 거래 중이던 ETF의 보수율을 인하해 상품 매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KB자산운용은 전날 'RISE 코스피', 'RISE 코스닥150' 등 한국 증시를 테마로 설정한 패시브 ETF 7개의 보수율을 인하했다고 공시했다.

패시브 ETF는 기초자산의 구성 비중을 유지하고 기초자산의 가치 흐름을 동일하게 추종하는 상품이다. KB자산운용은 이 중 RISE 코스피 ETF의 보수율을 집합투자업자 0.001%, 판매회사 0.01%로 내렸다. 기존 보수율의 1000분의 1, 100분의 1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이 현재 연금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연금계좌에 담을 만한 상품으로 이번에 관련 ETF의 보수율을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며 "KB자산운용이 해당 ETF 상품들의 기초 자산인 코스피, 코스닥이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을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선 향후 중동전쟁의 여파가 완화하면 국내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로 중소형사들이 국내 증시를 테마로 한 ETF에 공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증시 활성화 의지가 강해 시장 상승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과당 경쟁을 자제하란 당국 지침에 신중을 기하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ETF 시장에서 국내 증시를 테마로 한 상품 라인업을 재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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