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정통 대남 사업 일꾼’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 겸직 확인

이제훈 기자 2026. 3. 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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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의 대남 전문부서이던 옛 통일전선부장에 해당하는 '노동당 10국장'인 장금철이 외무성 제1부상을 겸직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25일 한겨레에 "북한 외무성이 최근 평양 주재 외국공관에 장금철이 외무성 제1부상이자 10국장이라고 명시한 외교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을 지닌 장금철의 정확한 직책을 평양에 있는 외국공관에 통보한 북한 외무성의 외교 서한은 북한의 대남정책 기조와 관련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두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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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주북 외국공관에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 겸 10국장’ 외교서한
북 대남조직, 외무성 편입 & 조평통 폐지 2년여만에 내각에 ‘대남사업조직’ 복원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회동 때 모습을 드러낸 장금철 당시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사진 맨 오른쪽). 한겨레 자료사진

북한 조선노동당의 대남 전문부서이던 옛 통일전선부장에 해당하는 ‘노동당 10국장’인 장금철이 외무성 제1부상을 겸직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25일 한겨레에 “북한 외무성이 최근 평양 주재 외국공관에 장금철이 외무성 제1부상이자 10국장이라고 명시한 외교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 조직·인력이 외무성에 편입됐으며, 외무성 안에서 상대적 높은 위상과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 외무성이 이런 내용의 서한을 보낸 시점은 노동당 9차 대회 이후다. 장금철은 지난달 하순 노동당 9차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에 선출됐고, 당대회 기간에 열린 ‘대외 부문 연구협의회’에서 김성남 노동당 국제 담당 비서 겸 부장, 최선희 외무상과 함께 주석단에 앉은 사진이 노동신문에 공개돼 독자적 위상을 갖춘 존재임을 과시했다.

장금철은 노동당 중앙위의 전문부서이던 옛 통일전선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대남사업 일꾼’이다. 장금철은 2019년 6월30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에 통일전선부장 자격으로 참여했고, 2020년 6월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나흘 전 통일전선부장 자격으로 실명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된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노동당 9차 대회에서 당중앙위원으로 복귀했다.

이런 배경을 지닌 장금철의 정확한 직책을 평양에 있는 외국공관에 통보한 북한 외무성의 외교 서한은 북한의 대남정책 기조와 관련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두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우선 북한의 대남 조직·인력이 외무성에 편입됐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노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처음으로 ‘반통일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밝히며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 부문의 기구들을 정리·개편”하라고 지시한 뒤에도 통전부는 ‘10국’으로 대외 명칭만 바꾸고 당중앙위 소속 기구로 활동해왔다.

이 ‘10국’ 조직·인력이 외무성 소속으로 옷을 바꿔 입었다는 사실은 ‘반통일 적대적 두 국가’ 노선에 따른 북한의 조직 재편이 일단락됐음을 뜻한다. 다만 외무성 소속 대남 조직이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 연구자는 “김일성·김정일 집권기에도 ‘12국’이라는 대외 명칭을 쓰는 ‘조국통일국’이 외무성에 있었다”고 말했다

둘째, 우리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북한 내각에 ‘대남사업조직’이 2년여 만에 다시 생겼다는 사실이다. 북한 내각에는 우리 통일부의 상대격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있었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 14기 10차 회의에서 폐지됐다. 요컨대 조평통 폐지로 완전히 사라진 내각의 대남사업조직이 2년여 만에 ‘외무성 10국’의 형태로 복원된 셈이다.

지난달 하순 열린 조선노동당 9차 대회 기간에 열린 ‘대외 부문 연구협의회’ 주석단에 장금철 옛 통일전선부장(사진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성남 노동당 중앙위 국제 담당 비서 겸 부장, 최선희 외무상이 앉아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정책을 외교정책의 틀 안에서 풀어가되 상대적으로 높은 위상과 자율성을 부여하려 함을 시사한다.

예컨대 장금철 10국장이 겸직하는 ‘외무성 제1부상’은 전통적으로 북한 외무성의 ‘대표선수’가 맡아온 직책이다. 탈냉전기 북한 외교의 간판이던 강석주·김계관이 모두 ‘외무성 제1부상’ 자격으로 북·미 협상과 6자회담에 나섰고, 최선희 외무상도 제1부상을 거쳤다.

강석주의 사례에서 보듯이 외무성 제1부상이 외무상보다 ‘실세’로 여겨질 때도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9차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 연설에서 미국과 한국만을 콕 집어 정책 기조를 밝힌 사실과 무관치 않다. 외교소식통은 “대미 외교는 최선희, 대남 정책은 장금철이 맡는 구실 분담 체제로 운영할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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