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 제주’ 살아있는 화석 ‘파호이호이 라바필드 파크’ 주목

좌용철 기자 2026. 3. 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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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과 교육 핫플레이스 입소문…4월 본격 개장 앞둬 현재 무료 공개
파호이호이 라바필드 파크 제주의 전경. 저 멀리 한라산 정상이 보이는 경관 또한 아름답다. ⓒ제주의소리

화산섬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서 태고적 용암의 흐름 위를 오늘의 걸음으로 직관할 수 있는 도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용암대지가 관광과 교육의 명소로 입소문을 타며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소재 파호이호이 라바필드 파크 제주(PAHOEHOE LAVA FIELD PARK JEJU. 대표 양인석. 이하 파호이호이 파크)가 주목받고 있다.

파호이호이 파크는 오래전부터 토양으로 피복되면서 가시덤불과 넝쿨 등이 무성해 사람이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2년 전 관광농원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땅속에 묻혀있던 용암이 조금씩 드러나게 되자 이를 보존하고자 1년여에 걸쳐 토양을 일일이 제거한 결과 현재의 대규모 용암대지로 탈바꿈하며 새롭게 조명을 받게 되었다. 

화산섬 제주의 화산 지형은 도내 곳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중산간 지역에서 넓은 면적의 용암대지가 자연 그대로 보존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제주에서 용암의 흐름이 대규모로 드러나는 지역은 주로 해안가 일대에 국한되고 있다. 그나마 중산간 지역에서는 용암동굴에서 그러한 대규모 흐름이 관찰되고 있을 뿐이다.

파호이호이 파크의 용암대지는 전체적으로 점성이 낮아 유동성이 높은 파호이호이 용암이 흐르면서 폭과 너비가 100m 이상의 대규모 단일 용암대지를 형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파호이호이 용암은 부드럽게 흐르다는 뜻에서 유래한 하와이 원주민어로 아아용암과 함께 제주도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현무암질 용암이다.

특히 일대의 용암은 얇은 두께로 전진하면서 굳어지고 연이어 뒤따라오는 용암류가 이를 피복하는 양상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용암이 발가락 형태로 전진하는 라바 토우(Lava Toe) 구조, 용암이 빵처럼 둥글게 부풀어 오르면서 만들어진 작은 언덕 같은 투물러스(Tumulus)구조, 용암이 바깥으로 빠져나가면서 밑으로 함몰된 요철 지형도 곳곳에 발달하고 있다.

게다가 용암의 표면에는 밧줄 모양의 로피 라바(Ropy Lava) 구조와 부분적으로 치약구조 등도 발달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이한 구조는 용암대지 형성 당시 용암류의 진행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 지질학적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 땅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록들이기 때문이다.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인 카페테리아는 제주에서는 처음이자 한국에서도 유일하게 용암류의 흐름과 바로 호흡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 마치 미국 하와이제도의 빅아일랜드 화산국립공원에서 킬라우에아 화산의 분화구를 먼발치에서 볼 수 있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카페에 앉아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전용문 조선대 교수(지질학 박사)는 "이처럼 유사한 구조들은 제주 해안가에서 볼 수 있지만, 중산간 지역에서 용암대지가 이렇게 대규모로 노출된 곳은 흔치 않다"며 "전형적인 파호이호이 용암류가 훼손되지 않고 넓은 범위에 분포하면서 용암대지가 형성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 지질공원으로서 지질교육과 관광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도는 파호이호이 라바필드 파크 제주를 지오라운지라는 명칭으로 제주지질공원 신규 파트너사로 선정하고 지질공원 브랜드 활용을 통한 지역 활성화에 지속적인 관리와 홍보를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파호이호이 파크 제주는 4월 본격 개장에 앞서 3월 말까지 무료 공개 중이다. 용암대지를 직접 걸어보고 싶은 방문객들은 카페에서 제공하는 트레킹 신발과 헬멧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양재호 CEO는 "2018년부터 제주에 흔치 않은 대나무 정원을 구상하다가 공원 조성 중에 나오는 용암대지를 보존하기 위해 용암지질공원으로 급선회하게 됐다"며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콘셉트를 생각하며 수천 년 전의 흐름을 오늘의 걸음으로 사유의 시간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