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머리 다듬으며 마음도 보듬다”…김수경 원장, 5년째 ‘사랑의 미용 나눔’

정재수 2026. 3. 2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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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처인구 수미용실 운영, 매달 유림1동서 미용 봉사 활동
40대 초에 시작한 미용 인생…어르신들 위한 ‘따뜻한 실천’
미용 넘어 말벗·이웃으로…김 원장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거창한 영웅이 아니어도 지역을 바꾸는 사람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이웃을 돕고 공동체를 따뜻하게 만드는 이들이 있다. 지역 곳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이 사람’ 기획은 봉사와 헌신, 도전과 열정으로 지역 사회를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김수경 수미용실 원장. [사진=정재수 기자]

“머리 모양이 예뻐질 때 활짝 웃는 어르신들 모습을 보면 그게 바로 제 행복이죠.”

쉼 없이 이어지는 가위질에는 망설임이 없다. 거울 속 자신의 변한 모습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어르신의 표정에 미용사의 얼굴에도 이내 미소가 번진다. 경기도 용인특례시 처인구 남사읍에서 ‘수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수경 원장의 봉사 현장 풍경이다.

김 원장은 지난 5년 동안 매달 셋째 주 화요일이면 한결같이 유림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는다. 지역 내 저소득 어르신들을 위한 ‘사랑의 미용 나눔’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본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어르신들의 머리를 정성껏 손질해 주는 이 봉사는 이제 지역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원장에게 용인은 단순한 일터가 아닌 삶의 터전이다.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7살 때 용인에 자리를 잡은지 4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왔다. 처인구 고림동에서만도 20년 넘게 생활했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용인에서 다녔다.

김 원장은 “오래 살다 보니 용인이 사실상 고향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의 미용 인생은 비교적 늦게 시작됐다. 김 원장은 40대 초반에 미용에 도전했다. 그 전에는 회사에 다니기도 했고 간호조무사로 일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던 분야였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미용을 뒤늦게 선택한 것이다.

김 원장은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미용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남다르다. 김 원장은 미용을 시작한 초반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는 봉사활동을 접하게 됐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한 두 번 참여한 뒤 이어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 원장은 “나는 그래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봉사를 이어오다가 코로나19 시기에는 잠시 멈췄지만 이후 행정복지센터 직원의 권유로 지금의 미용 봉사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봉사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기술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안부를 묻고 말벗이 되어 드린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김 원장은 솜씨 좋은 미용사이자 싹싹한 딸이고, 다정한 이웃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미용실 한 번 가는 것도 큰맘 먹어야 하는데 원장님이 직접 와서 예쁘게 깎아주니 십 년은 젊어진 기분”이라며 “매번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수경 원장이 유림1동 사랑의 미용나눔 봉사활동에서 어르신의 머리를 다듬고 있다. [사진=유림1동 행정복지센터]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거름도 없이 이어온 나눔은 유림1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다.

한병성 유림1동장은 “김수경 원장의 꾸준한 헌신 덕분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이 큰 위안을 얻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오히려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김 원장은 “미용 기술 하나로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며 “어르신들이 거울을 보며 만족해하실 때 느끼는 보람이 지난 5년 동안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남사읍의 작은 미용실에서 시작된 이 작은 날갯짓은 지역 사회 전반에 나눔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어르신들을 위한 미용 나눔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삭막해져 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김수경 원장의 ‘사랑의 미용 나눔’은 오늘도 우리 이웃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

/용인=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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