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혈관부종 치료, 이제는 예방…'탁자이로' 급여 등재
글로벌 임상서 급성 부종 87% 감소 확인, 자가 투여로 환자 편의성 극대화
국내 유전성 혈관부종(HAE) 치료 환경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발작이 발생한 뒤에야 대응하는 응급치료 중심의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발작 자체를 사전에 억제하는 예방 치료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다케다제약은 25일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탁자이로(성분명: 라나델루맙)' 급여 등재를 계기로 간담회를 열고, 국내 HAE 치료 현황과 임상적 의의를 전문가들과 함께 조명했다.

진단 지연과 반복적 발작, 환자 삶 옥죄는 '불확실성'의 공포
이대목동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영주 교수는 국내 HAE 환자들이 마주한 가혹한 치료 현실과 낮은 질환 인지도를 지적하며, 장기 예방 요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조 교수는 무엇보다 국내 HAE 환자들이 진단에 이르기까지 겪는 극심한 시간적 지체와 그로 인한 생명 위협을 강력히 경고했다. 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환자의 대다수가 어린 시절 첫 증상을 경험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확진까지는 평균 13.3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의료진과 대중의 낮은 인지도 탓에 단순 알레르기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유전성 혈관부종은 예측 불가능한 부종이 신체 곳곳에 발생하며, 특히 후두 부종의 경우 기도를 막아 질식사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적인 희귀질환"이라며 "현재 국내에 확인된 환자 외에도 인구 대비 추산 시 훨씬 많은 잠재적 환자가 고통받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 교수는 기존 치료 체계의 한계를 짚으며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예방 중심 치료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급성 부종 발생 시 피라지르로 증상을 완화하는 응급 대응이 치료의 주축을 이뤄왔다.
장기 예방 목적으로는 약화 안드로겐 계열인 다나졸이 제한적으로 쓰여왔지만, 남성화 부작용 등으로 인해 여성 환자나 소아·청소년에게 장기 사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명확했다. 특히 매달 수차례 급성 발작이 반복되는 환자군에서는 발작 후 대응만으로는 삶의 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80% 이상의 발작 감소 효과, 데이터로 증명된 '삶의 정상화'
이대서울병원 알레르기내과 안경민 교수는 탁자이로의 주요 임상 데이터인 HELP 연구 및 연장 연구 결과를 통해 장기 예방 치료가 가져올 임상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안 교수는 탁자이로가 높은 발작 억제율을 통해 환자들에게 '부종 없는 일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가치로 꼽았다. 글로벌 3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2주 간격으로 탁자이로를 투여한 군은 위약군 대비 급성 부종 발생률이 87%나 감소했다. 특히 장기 추적 관찰 결과, 환자들의 약 97.7% 기간 동안 부종이 발생하지 않는 놀라운 조절 능력을 보였다.
안 교수는 "탁자이로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혈장 칼리크레인을 억제해 부종의 근본 원인인 브래디키닌 생성을 차단하는 혁신적인 기전을 가졌다"고 설명하며, 장기 투여 시에도 새로운 안전성 이슈 없이 효과가 지속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안 교수는 환자 맞춤형 관리와 자가 투여를 통한 편의성 개선이 가져올 긍정적 변화를 주목했다. 그는 "임상에서 확인된 6개월 이상의 장기 무부종 상태는 환자의 사회적 생산성과 삶의 질(HRQoL)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며, "최초 투여 후 안정적인 상태가 확인되면 의사의 판단하에 자가 투여가 가능해지는 만큼 환자들의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면서도 최적의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