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나간 법사위원장 달라'는 국힘 "들러리 세울 거면 국회 해산하라"

노지민 기자 2026. 3. 2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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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언론에선 국민의힘 비판과 함께 '상임위 독식' 우려도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재판소원제 강행 처리 절차를 두고 범죄자 대통령 재판뒤집기라 쓰인 팻말 붙인 채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상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이 최근 공석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 자리를 제1야당인 자당에 넘기라고 요구했다.

국회 법사위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민주주의 파괴, 사법파괴 선봉장 자처하며 국회를 혼란에 빠뜨렸던 추미애 위원장이 떠난 그 자리를 민주당이 다시 독식하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추미애 전 법사위원장이 지난 23일 위원장직을 내려놨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같은날 “22대 국회 개회 이후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정무위의 법안 통과율은 고작 17.6%에 불과하며 올해 법안 심사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면서 “무책임한 태업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집권여당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후반기 상임위 구성과 운영을 100% 민주당이 맡아 책임지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도 “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는 도대체 진척이 안 된다”라며 “이런 식으로 하면 후반기 원 구성할 때 상임위를 다 가져올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자회견장에 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야당의 요구대로 무조건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으면 태업인가”라면서 “야당을 들러리 세워 독재 외피로 쓰려거든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 아예 '국회를 민주당 산하기구로 둔다' 이렇게 법률안을 발의하라”고 극단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의장석은 민주당의 대리인석이 아니다. 민주당이 상임위 독식을 운운하며 의회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데 수수방관하는 것은 의장으로서의 중립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13대 국회부터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이 의석 수에 따라 진행됐고, 17대 국회에서부터는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맡아왔다”면서 “지난 21대 후반기 국회에서도 제1당이 민주당이었지만 국민의힘 진영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준 바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한 술 더 떠서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100% 상임위원장 독식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이건 한마디로 의회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 원리를 파괴하는 의회 폭거”라고 했다.

신동욱 의원의 경우 “정청래 위원장이 22대 국회 첫 법사위원장이 되면서 그곳을 온갖 정치 선전과 욕심을 채우기 위한 자리로 법사위를 활용했다. 야당을 조롱하고 일방적으로 법사위 회의를 진행함으로써 지지층에만 박수 받는 법사위 운영을 했다. 그리고나서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당대표가 됐다”라고 했다. 특히 추미애 전 위원장을 두고 “법사위를 경기도지사 선거에 활용하기 위한 사적 도구로 활용했다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지난 몇 개월 동안 추미애 위원장 법사위 운영을 보면 오로지 본인 선거운동을 위한 쇼츠 찍기의 장으로 변질시켰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상임위원장 배분, 관행은 책임 전제로 유지되는 것”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상임위원장 배분과 법사위원장 문제는 헌법상 의무가 아니라 정치적 관행에 불과하다. 그러나 관행은 책임을 전제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관행만 요구하는 것은 정당성을 상실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민생 법안마저 보이콧과 시간 지연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으며, 협의와 조정은 실종되고 국회의 기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라며 “상임위원장 전석 확보는 권력 독점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회 운영의 책임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라 주장했다.

국민의힘 성찰, 민주당 숙의 촉구한 주요 언론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일찌감치 시작된 가운데 언론에선 국민의힘에 반성을 촉구하면서도 집권당인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은 부적절한 발상이라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24일자 사설에서 “(상임위 활동에 관한) 무책임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이 정당화될 순 없다. 국회 난맥상은 끈질긴 대화와 타협 노력으로 풀어가야지,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건 입법 속도와 효율을 위해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희생시키겠다는 발상”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같은날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입법 독재'를 입에 올리기에 앞서 자신들의 무분별한 '의안 볼모 잡기' 행태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게 먼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두고는 “(상임위원장 독식이) 단순한 '겁주기'가 아니라 '실행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 수순'이라면, 1987년 민주화 이후 숱한 난관을 넘어가며 어렵사리 이어온 '숙의와 타협'의 의회주의 전통을 '민주화의 적자'를 자임해온 정당이 앞장서서 흔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지난 20일자 사설을 통해 “여야 모두 의회주의를 훼손하는 손쉬운 선택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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