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전쟁보다 무서운 실직… 1000만 인도인, 포화 속 두바이 안 떠나는 이유

김효선 기자 2026. 3. 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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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미사일 요격 장면이 보이기도 하지만 무섭지는 않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바이에서 일하는 인도인들이 신변의 안전보다 고용 불안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재단(ORF)의 카비르 타네자 중동 지부장은 "단순 노동자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두바이의 성장세에 올라탄 IT 전문 인력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방대한 인재 풀과 근면성이 인도인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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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미사일 요격 장면이 보이기도 하지만 무섭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이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두바이의 한 석유·가스 설비 검사 업체에서 근무하는 인도인 프라사난 씨는 최근 걸프 지역에 감도는 전운(戰雲)에도 의연했다. 일부 서구 부유층들이 전세기를 동원해 두바이 탈출에 나선 가운데, 이 지역 최대 외국인 집단인 인도인들은 대부분 현지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 “목숨보다 무거운 월급봉투”… 귀국은 곧 파산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인도인들이 귀국을 하지 않고 남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현실이다.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귀국한 인도인은 약 6만7000명이다. 걸프 지역 인도인이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바이에서 일하는 인도인들이 신변의 안전보다 고용 불안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바이에서의 소득 수준은 인도 본국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특히 저소득 노동자일수록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귀국하더라도 곧바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현재와 같은 수입을 기대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한 물류업 종사자는 FT에 “지금까지는 생명에 대한 위협보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일자리 불안이 더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 루피화 쓰던 인연… 3대째 뿌리 내린 ‘제2의 고향’

인도인들에게 걸프 지역은 단순한 타국이 아니다. 수 세기에 걸친 역사적 결속이 이들을 붙잡고 있다. 1960년대까지 걸프 지역에서는 인도 루피화가 법정 화폐로 쓰였을 정도로 경제적 연결이 깊다.

이미 이주 3세대에 접어든 이들은 현지에 종교·카스트·동문 등을 중심으로 촘촘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기반은 위기 상황에서도 쉽게 떠나지 않는 배경이 된다. 이주민 전문가 S. 이루다야 라잔은 “인도인들은 유럽인보다 훨씬 오래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며 “전쟁 시기에도 이 인적 네트워크가 이들을 지탱하는 심리적 보루가 된다”고 분석했다.

◇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

과거 건설 현장을 지키던 인도인들은 이제 두바이의 ‘핵심 브레인’으로 진화 중이다. IT·금융 등 전문직 인력 비중이 급증했고, 아시아 최고 부호 무케시 암바니를 비롯한 인도의 재벌들도 두바이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재단(ORF)의 카비르 타네자 중동 지부장은 “단순 노동자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두바이의 성장세에 올라탄 IT 전문 인력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방대한 인재 풀과 근면성이 인도인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 역시 이들의 체류를 내심 바라는 처지다. 걸프 지역에서 들어오는 송금액은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약 1%를 차지한다. 또한 인도 국제선 승객의 절반 이상이 중동을 경유하는 상황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이탈은 인도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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