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한국은행 지원사격…스테이블코인 이자 금지법에 ‘예금 토큰’ 뜨나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3. 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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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 ‘클래리티 법’ 초안 일부 공개
서클-코인베이스식 ‘패스스루’ 이자지급 차단
결제·대출·거래 등 활동 연계 리워드 예외 허용
은행 중심 컨소시엄·한은 예금토큰 명분 제공
거래소 예치 이자 막히자 디파이로 자금 쏠리나
올해 1월 미 상원 은행위원회가 공개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팩트시트. [출처=미 상원]
미국 상원이 추진 중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초안 최신 내용에 가상자산 사업자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직간접적인 이자 제공’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 ‘글로벌 정합성’이란 명분론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를 통해 공개된 클래리티 법안 초안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과 미국 내 유통을 맡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로 대표되는 수익 배분 구조를 타파하는 것이다.

법안은 발행사(서클)가 단기 국채 등에서 얻은 준비자산 운용 수익을 거래소(코인베이스) 등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를 거쳐 최종 고객에게 직·간접적인 이자(수동적 보상) 형태로 지급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비은행권이 실질적인 은행 수신 기능을 수행하는 ‘그림자 금융’ 리스크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규제 기조는 현재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CBDC·예금 토큰 중심의 ‘프로젝트 한강’ 2단계사업에 ‘글로벌 규제 정합성’이란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에 따라 한은은 올해 상반기 중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기관용(도매) 디지털 화폐’ 발행에 나선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9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NH농협·부산·경남·iM) 등은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예금 토큰’을 발행하고 금융소비자가 이를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향후 국내에서도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줄 수 없게 되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디지털 화폐의 지위는 한은과 시중은행이 함께 추진하는 CBDC 기반의 ‘예금토큰’이 독점하게 된다.

예금토큰은 본질이 은행 예금이므로 현행법상 이자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중 은행들 역시 규제 리스크가 큰 자체 민간 코인 발행을 접고 한은 주도의 예금토큰 생태계 선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을 추진 중인 정부도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발행사의 이자 금지 원칙을 유지하며, 제3자 가상자산 사업자의 우회 수익까지 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이미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이자 없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하반기 이래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기본법 관련 보고 등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일 통화 가치에 연동된 결제용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하고, 발행 승인과 함께 준비자산 100% 예치·신탁, 단순 보유에 대한 이자 지급 금지를 기본 정책 방향으로 삼고 있었다.

금융당국은 미국의 선례를 참고해 ‘경제적으로 이자와 동등한 수익 지급’은 자본시장법이나 2단계 입법을 통해 포괄적으로 차단하되, 블록체인 결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활동 연계형 포인트·캐시백’은 허용하는 식의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도 있다.

향후 업비트, 빗썸 등 국내 거래소나 핀테크 계열사들이 원화 예금 토큰을 활용해 자체적인 리워드나 마케팅 혜택을 제공하려 할 때 결제나 거래 등 ‘특정 활동과 연계된 보상’의 경계선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미 유럽은 가상자산시장법안(MiCA)을 통해 발행자뿐 아니라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CASP)에게도 이자 지급을 전면 금지하고 있어 한국의 2단계 입법 방향은 미국의 클래리티 법 최종안과 MiCA의 균형점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한편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생태계는 단기적인 풍선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코인베이스 등 중앙화 거래소(CeFi)에서 연 3~5%의 수동적 예치 이자를 받을 수 없게 된 글로벌 자금들이 수익을 쫓아 에이브(Aave) 같은 랜딩 프로토콜이나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미 규제당국이 디파이 프론트엔드 접속을 차단하거나 KYC(고객확인)를 강제하는 등 우회로 차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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