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엘리엇, 원점에서 다시 중재한다…ISDS 2라운드 시작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이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모두 항소를 포기했다. 이로써 한국 정부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두고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다투게 됐다.

법무부는 25일 “지난달 대한민국이 승소한 엘리엇 ISDS 사건 중재판정 취소 소송에서 정부와 엘리엇 측 모두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측이 모두 항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 사건은 중재 절차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이 사건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시작됐다. 옛 삼성물산 주주 엘리엇은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동원해 두 회사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한 결과 7억7000만달러(약 1조118억원)를 손해 봤다며 2018년 7월 국제투자분쟁(ISDS)을 제기했다. ISDS 재판을 맡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2023년 6월 “한국 정부는 엘리엇에 690억원과 지연 이자 등 총 13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정부는 이에 불복해 같은 해 7월 이 사건 담당 법원인 영국 법원에 PCA 판결 취소 소송을 냈다.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은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기관이어서, 한국 정부가 배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영국 법원 1심은 2024년 8월 한국 정부의 소(訴)를 각하했으나, 항소심은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환송심은 지난달 23일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이라고 전제하고 내린 판결은 잘못됐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환송심에 불복하는 경우 항소할 수 있지만, 정부와 엘리엇 측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다시 중재 절차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법무부는 “국민연금공단이 국가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영국 법원의 명확한 결정을 받은 점, 항소시 인용 가능성과 추가로 발생될 법률 비용 간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항소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간 축적된 대응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향후 환송중재절차에서도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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