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화' 애칭 받고 열심히 했지만...요시하라 타임에는 없었던 레베카 [이슈스파이크]

권수연 기자 2026. 3. 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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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장충, 권수연 기자) 레베카 라셈(흥국생명)의 두 번째 한국 리그 도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흥국생명은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P.O)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준P.O는 정규시즌 3~4위의 점수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치러진다. GS칼텍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봄배구 티켓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그리고 장충 버프와 42득점을 폭격한 '실바 매직'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오르는데 성공했다.

2024-25시즌 챔피언인 흥국생명은 타이틀 수성에 실패,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처음부터 출발한다.

이 날 두 팀의 결정적인 차이는 용병술이었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시작부터 드러내놓고 "오로지 실바를 믿겠다"는 경기관을 밀어붙였고, 흥국생명 요시하라 감독은 완전히 그림이 달랐다. 아예 선발에서 레베카를 빼놓고 시작한 것이다. 코트 안에 외인은 미들블로커 피치를 빼고는 전부 국내 선수들이 뛰었다. 

파이널까지 모든 것을 걸기 때문에 주포를 총 투입하는 그간의 V-리그 포스트시즌 양상과는 사뭇 달랐다. 

평소에도 "분배 배구"와 "모든 선수가 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를 강조하던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의 배구 철학이 이 날도 여지 없이 묻어났다. 

레베카는 선발에서 빠지고 1세트부터 교체와 선발을 번갈아가며 뛰었다. 막판 4세트 접전 11-12에서 교체되었다가 다시 동점 타이밍에 투입됐지만 흐름이 GS칼텍스로 많이 넘어간 뒤였다. 

레베카는 국내 리그에서 흔히 말하는 이상적인 외인 아포짓, 다치지도 지치지도 않고 '잘 버티는 싸움소' 타입의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체력 문제도 종종 지적받았다. 모마, 실바처럼 풀시즌을 고정 주포로 활약해본 경험이 없어 경기 후반에는 자주 교체됐지만 20~30득점 대까지 터지는 등 충분히 기대 이상으로 뛰었다. 4라운드 MVP를 수상할 때까지는 펄펄 날았다. 실제로 1라운드에 최하위였던 흥국생명은 레베카의 적응력이 차츰 올라오며 상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3라운드에는 1위까지 올라왔고, 레베카가 라운드 MVP를 타던 4라운드에도 1~2위 싸움을 벌였다.

레베카는 4라운드에서 팀 내 최다 공격 점유율인 35.01%, 득점 141점을 기록하였고 4라운드 종료 시점 공격 종합 4위(42.89%)와 오픈 부문 1위(41.34%)에 등극해 공격 부문에서 높은 효율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이 기세에 힘입어 4라운드 6경기에서 5승 1패로 기세가 좋았다.

2라운드에도 실바와 조이에 이어 6경기 147득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릴만큼 자기 몫은 해줬다. 물론 상대적으로 몰빵 비율이 적은만큼 평균 득점 순위에서는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요시하라 감독 특유의 '퐁당퐁당' 모험수에도 늦게나마 시동이 걸렸던 레베카다. 1세트부터 교체로 들어간 그는 토탈 30.3%의 평균 점유율과 더불어 성공률 50%, 누적득점 23점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수비 부분은 부진했고 토탈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 외인에 대기는 어렵지만 공격에서는 어쨌든 자기 몫을 해주는 선수임이 엿보였다.

할머니가 한국인으로 알려진 그는 V-리그 입성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21-22시즌 IBK기업은행에 처음 발을 디딜 때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다. 설상가상으로 어떤 활약을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내홍에 휘말려 달리 산타나와 교체됐다. 하지만 그때도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뛰고 가는 모습으로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올 시즌은 경험을 더 쌓고 절치부심하고 돌아왔다. 김연경이 은퇴한 흥국생명에서 주포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김백화'라는 한국식 애칭까지 얻었다. 시즌 초반에는 한국 귀화 여부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차 코트 밖으로 빠져 앉아있는 날이 늘어났다.

차기 시즌 레베카를 다시 한국 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레베카는 끝까지 성실하게 자신의 봄을 마무리했다.

 

사진=MHN DB,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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