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vs우리카드, 벼랑 끝 마지막 승부...'망치와 방패' 대결
서브로 흔드느냐, 리시브로 버티느냐
양 팀 감독대행 운명 걸린 단두대 매치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봄 배구의 문턱, 발을 헛디디면 그대로 낭떠러지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이 갈리는 외나무다리 단판승부가 의정부에서 펼쳐진다.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25일 오후 7시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2025~26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살아남는 팀만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다. 패하는 순간, 시즌은 그 자리에서 끝난다.


두 감독 대행은 어수선한 팀을 추슬러 봄 무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느냐, 아니면 제자리에서 멈추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이는 정식감독 승격 여부와도 연결될 수밖에 없다. 단판 승부는 감독의 능력과 결단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무대다.
‘망치와 방패’의 대결이다. 망치는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은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균열을 내는 팀이다. 이번 시즌 세트당 서브 에이스 1.19개로 한국전력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다. 나경복과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개인 부문에서 나란히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여기에 임성진과 세터 황택의도 강서브를 자랑한다.
반면 우리카드는 방패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후방 조직력을 자랑한다. 흔들리기보다 버티는 쪽에 가깝다. 이번 시즌 팀 리시브 효율 34.42%로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 리시브 효율 1위(34.42%)를 차지한 리베로 오재성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강하게 두드려 패는 쪽과 끈질기게 버텨내는 쪽, 두 팀의 스타일이 선명하게 갈린다.
주공격수들의 무게감도 만만치 않다. KB손해보험에는 비예나가 있다. 2019년부터 V리그를 경험했고 2022년부터 4년 째 KB손해보험에서 활약 중이라 ‘봄배구’의 중압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꾸준함과 결정력을 겸비했고, 필요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맡아왔다.
우리카드는 하파에우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가 중심을 잡는다. 207cm 장신 공격수인 아라우조는 시즌 초반 기복을 딛고 후반기 들어 폭발력을 과시하며 팀 상승세의 중심에 섰다. 단기전에서는 결국 공이 가장 많이 가는 선수의 손끝에서 승부가 갈린다.
세터 싸움은 경기의 리듬을 좌우한다. V리그 남자부 ‘연봉킹’인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는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하는 타입이다. 흐름이 흔들릴 때 속도를 늦추고,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속공을 꺼낸다. 반면 2004년생인 우리카드 센터 한태준은 젊은 패기를 앞세워 빠른 템포를 밀어붙인다. 공격 전개 속도와 선택의 과감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두 세터의 리듬 싸움이 전체 경기의 호흡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정규리그 세트 성공 부문에선 황택의가 2위(세트당 11.71개), 한태준이 3위(세트당 11.12개)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흐름은 우리카드 쪽이 더 눈에 띈다. 우리카드는 박철우 대행 체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며 막판 집중력을 보여줬다. 6승12패로 6위까지 처졌다가 박철우 감독대행 부임 후 14승4패, 승률 78%를 기록했다. 원정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유지했다는 점은 단판 승부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다.
반면 KB손해보험은 홈 코트라는 든든한 배경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올 시즌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도 4승 2패로 근소하게 앞섰던 기억이 있다. 6라운드 우리카드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 KB손해보험이었다.다만 5~6라운드 맞대결은 모두 풀세트 접전이어서 승부를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
마지막 승부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화려한 스파이크 뒤에 숨은 한 번의 디그, 흔들리는 순간을 버텨낸 리시브 하나가 흐름을 뒤집는다. 단판 승부는 계산보다 감각의 싸움이다. 준비된 전술도, 쌓아온 기록도 단 한 번의 순간적 선택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 있다. 그래서 더 잔인하고, 더 뜨겁다.
승리 팀은 챔피언결정전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규리그 2위 현대캐피탈과 3전2승제의 PO를 치르게 된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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